한솔LCD는 업황 회복을 배경으로 올해 큰 폭의 실적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현재 주가수익비율(PER)은 7.25배로 과거 4년 평균치인 19.56배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저평가돼 있다는 지적이다.

한솔LCD는 작년 4분기 2829억원의 매출과 8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8%가량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오히려 8배 가까이 급증했다. 지속된 원가 개선 노력이 효과를 발휘한 데다 발광다이오드(LED)에 사용하는 백라이트유닛(BLU) 등 고부가가치 제품의 비중이 늘어난 덕분이다. 연간 영업이익은 상반기 부진 탓에 전년 대비 41% 줄어든 112억원에 그쳤지만 한솔라이팅과 슬로바키아법인 등 자회사들의 흑자 행진이 이어지면서 순익은 63억원에서 215억원으로 급증했다.

이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작년 4분기를 기점으로 수익성이 본격적으로 회복되기 시작한 데다 비수기인 1분기에도 LED BLU 출하량이 계속 증가하고 있다"며 "향후 실적 개선폭은 더 두드러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해 매출은 1조3479억원으로 20%가량 늘고,영업이익은 226억원으로 2배 넘게 뜀박질할 것이란 분석이다. 그는 특히 "삼성전자의 8세대 라인 증설 효과가 반영되는 2분기 이후에는 이익 증가 속도가 더욱 빠를 것"으로 내다봤다.

중장기 성장성도 긍정적이란 평가다. 삼성전자 등 주요 고객사 내 점유율을 50% 이상으로 늘리며 최대 공급업체로 올라설 가능성이 높다. 김병기 키움증권 연구원은 "단가 인하보다 규모의 경제를 통한 원가 절감이 유리하다는 점에서 메이저 업체들을 집중 공략할 것으로 보인다"고 진단했다. 주요 공급업체로 도약하는 과정에서 액정표시장치(LCD) TV 관련 부품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부품업체로서의 면모를 갖출 것으로 전망돼 탄탄한 성장성을 기대할 만하다는 것이다.

이 같은 기대에도 불구하고 주가는 작년 말 90% 가까이 급등한 이후 외국인의 차익 실현 매물에 밀려 조정을 받고 있다. 김 연구원은 "3만원대 초반의 현재 주가는 PER 7배,주가순자산비율(PBR) 1.2배에 불과한 수준"이라며 "조정 국면을 이용해 적극적으로 비중을 늘릴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키움증권과 하나대투증권 모두 목표주가를 시세보다 40% 이상 높은 4만5000원으로 제시했다.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