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가 바닷물 속에 녹아 있는 리튬(Li)을 뽑아내는 사업을 본격화한다. 2015년까지 리튬 추출을 위한 개발 및 상용화 작업을 마치고,연간 2만~10만t 규모의 탄산리튬을 생산하기로 했다.

◆2015년 해상 리튬 생산 꿈 이룬다

포스코는 2일 서울 삼성동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정준양 회장과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장호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원장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해양용존 리튬 추출기술 상용화 공동연구 협정'을 체결했다. 국토부와 지질자원연구원이 지난해 바닷물에서 리튬을 추출하는 원천기술을 개발한 데 이어 포스코가 이 기술을 상용화하는 작업에 나선 것이다. 리튬은 전기자동차,휴대폰,노트북PC 등에 사용하는 2차전지의 주원료다. 차세대 핵융합 발전 원료 등으로도 사용할 수 있는 전략금속 중 하나다.

포스코와 국토부는 올해부터 5년간 150억원씩 총 300억원을 투자,상용화 사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지질자원연구원과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이 2차전지에 쓰이는 탄산리튬의 상용화 플랜트 구축을 위한 연구 · 개발(R&D)을 맡는다. 우선 올해 시험 플랜트를 제작하고 내년부터 2012년까지 상용 플랜트의 핵심 공정을 개발할 계획이다. 2013년부터는 2년간 실증 플랜트 건설 및 일관공정 자동화시스템 구축 등을 진행한다.

플랜트 설비를 갖추는 데는 최소 1조~2조원 이상의 자금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정 회장은 "그간 포스코는 '제철보국'의 사명감으로 무(無)에서 유(有)를 창조해 왔다"며 "이번에는 해상 리튬 추출 상용화에 성공해 대한민국 자원개발 역사에 획기적인 도약을 이뤄 '자원보국'을 달성하자"고 말했다.

◆'2억달러 수입 대체,8억달러 수출' 효과 기대

포스코가 해상 리튬 추출 기술 상용화에 나선 것은 리튬에 대한 수요가 전 산업 분야에서 갈수록 커질 것이란 판단에서다. 하지만 육상에서 상업적으로 채광이 가능한 리튬 물량은 전 세계적으로 410만t 정도에 불과해 향후 10년 내 고갈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이마저도 칠레(300만t),중국(54만t) 등 일부 국가에 편중돼 있어 세계 각국이 치열한 리튬 확보 경쟁을 벌이고 있다.

포스코는 2015년부터 연간 2만~10만t 규모의 탄산리튬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는 연간 5000t 규모(2008년 기준)인 국내 수요를 충당하고,2020년 60만~200만t 정도(3조7000억~24조원)로 예상되는 세계 리튬 시장에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이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외 산업 분야의 리튬 수요가 갈수록 커짐에 따라 향후 약 2억달러의 수입 대체 및 8억달러의 수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리튬의 안정적인 확보로 우리나라의 차세대 주력 산업으로 떠오른 2차전지 등 연관 산업의 성장에도 크게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포스코는 리튬 생산과 동시에 해상 풍력발전이 가능한 플랜트 건설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바다 위에서는 풍력 발전을 통해 전기를 생산하고 바다 밑으로는 리튬을 추출해내는 복합 플랜트를 지어 수익성을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장창민/박민제 기자 cm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