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추어골퍼는 한국 잔디가 더 쉬워
겨울골프 예측불허…즐겁게 치세요
김 위원은 "'베네스트'가 붙는 골프장에 가면 어디라도 코스 컨디션이나 그린 스피드,플레이 여건이 동일하다는 느낌을 갖도록 하는 게 임무"라고 말했다. 국내 골프장도 최근엔 양잔디를 심는 곳이 많아 잔디 얘기부터 꺼냈다. "페어웨이 잔디 종류는 크게 양잔디와 한국잔디로 나뉩니다. 한국잔디는 또 중지와 야지로 구분되고요. 우리 골퍼들은 십중팔구 쓸어치기 때문에 볼이 좀 더 떠있는 듯한 한국잔디가 편하고 치기 쉽습니다. 양잔디는 볼이 바짝 달라붙어 있기 때문에 찍어치고 디봇자국을 크게 내는 프로나 상급자들이 선호합니다. 특히 한국잔디는 뉘어있는 방향에 따라 결이 달라지기 때문에 그것을 잘 살핀 뒤 쳐야 실수를 안 합니다. 잔디가 목표 반대방향으로 뉘어있으면 뒤땅치기가 나오는 등 치기 어렵습니다. 그래서 평소보다 강하게 쳐야 합니다. "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가 크게 드러나는 부문은 '그린 읽기'다. 프로들은 그린 잔디가 역결인지 순결인지를 알고 그에 맞는 스트로크를 구사하고 브레이크를 감안한다.
"잔디잎 색깔로 구분하는 것이 좋습니다. 볼이 굴러가는 방향으로 잔디가 뉘어있으면 순결,그 반대이면 역결이라고 하지 않아요? 순결은 잎색깔이 연합니다. 역결은 상대적으로 짙습니다. 그린은 대개 새벽에 다듬기 때문에 오전에는 잔딧결이 선명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자세히 보아야 알 수 있습니다. 잔디 깎는 기계 '그린 모우어(mower)'가 지나간 자국과 방향을 보는 것도 한 방법입니다. 모우어는 보통 21인치(53㎝)~26인치(66㎝) 폭이므로 그 폭만큼 순결과 역결이 번갈아 나타난다고 생각하면 힌트를 얻을 수 있지요. 물론 잔딧결을 파악했으면 그 결에 따라 스피드를 조절해 스트로크하면 됩니다. "
그는 골프장의 얼굴은 그린이라고 말한다. 그린은 골프장 전체 면적의 3%밖에 안 되지만,관리비용은 30~40%에 달한다는 것.그래서 페어웨이나 벙커 등지는 상태가 다소 좋지 않아도 이해를 하나,그린이 느리거나 균질하게 다듬어져 있지 않으면 골퍼들은'2류 골프장'으로 평가한다. 그래도 겨울철에는 어쩔 수 없다. 스피드가 느리고,잔디의 균질성도 떨어지게 마련이라는 것.
"겨울철 그린잔디는 관리상 문제로 깎지 못합니다. 그래서 다른 계절에 비해 스피드가 느리지요. 볼이 그린에 맞고 튀니까 그린이 빠를 것으로 생각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또 아침에 얼었다가 낮에 녹곤 하기 때문에 그린 표면도 울퉁불퉁합니다. 그나마 오후에는 녹아서 그린 요철이 좀 완화된다고 할까요. '겨울 골프'는 스트레스 받지 말고 즐겁게 친다는 자세로 임하는 것이 좋습니다. "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