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유혜진씨(23·여)는 “패밀리레스토랑에서 스테이크를 주문할 때마다 ‘어느 곳이 가장 쌀까’하고 생각해봤지만 메뉴마다 중량이 200~300g으로 달라 가격을 비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실제로 그의 말처럼 뉴욕 스트립(채끝 등심) 스테이크의 경우 아웃백이 300g,베니건스가 280g인 반면 TGIF는 227g,토니로마스 220g을 제공한다.가격도 2만8500원부터 3만5500원까지 30% 안팎 차이가 났다.

23일 본지가 아웃백(매장수 102개),베니건스(34개),TGIF(30개),토니로마스(4개) 등 4개 패밀리레스토랑의 립아이(꽃등심),휠렛 미뇽(안심),뉴욕 스트립(채끝 등심) 등 스테이크 3종의 100g당 가격(사이드메뉴 포함)을 비교한 결과,최고·최저 가격 차이가 24.5~39.6% 차이가 나는 것으로 나타났다.립아이 가격은 토니로마스-베니건스-아웃백의 순이었고,휠렛미뇽은 베니건스-TGIF-토니로마스-아웃백,뉴욕 스트립은 토니로마스-TGIF-베니건스-아웃백 순이었다.베니건스와 토니로마스가 비교적 가격이 높았고 아웃백은 3종 모두 가장 낮았다.

양이 제각각이다 보니 메뉴 가격은 저렴해도 100g당 가격은 반대로 높은 경우도 생긴다.토니로마스의 ‘립아이 스테이크’(220g·2만9500원)는 베니건스 ‘텍사스 립아이’(280g·3만5500원)보다 6000원(20.3%)이나 싸지만 100g당 가격은 베니건스보다 오히려 730원(5.8%) 높다.TGIF ‘휠레 미뇽’(180g·2만9500원)은 아웃백 ‘빅토리아 휠레’(200g·2만9900원)보다 400원 저렴하지만 100g당 가격은 거꾸로 1439원(9.6%) 비싸다.

스테이크 가격차에 대해 패밀리레스토랑들은 △매장 수 △고기 질 △사이드메뉴에서 발생한다고 주장한다.베니건스 관계자는 “지난해 브랜드 컨셉트를 ‘셰프 레스토랑’으로 바꾸면서 재료를 업그레이드하고 고가 정책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토니로마스 관계자는 “국내산 육우 때문에 스테이크 가격이 높은 것은 아니며 고기를 재울 때 국내산 버섯 소스를 사용하고,매장이 4개뿐이라 단가상 불리한 점이 있다”고 설명했다.한달에 스테이크 고기 12~13t을 쓰는 베니건스와 350㎏을 쓰는 토니로마스는 물량 차이가 약 35배에 달해 구매단가에서 차이가 생긴다.

하지만 고기와 사이드메뉴의 원가 차이는 크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호주산을 쓰는 아웃백,베니건스,TGIF는 곡물비육 100~120일 등급을 사용한다.토니로마스는 200일 이상 등급의 국내산 육우를 사용하지만 도매가격 차이는 5% 수준이다.사이드메뉴는 TGIF만 1종을 제공하고 나머지는 2종을 줘 별 차이가 없다.정순희 이화여대 교수(소비자학과)는 “사이드메뉴가 포함되는 스테이크 메뉴의 특성상 고기 100g당 가격을 표시하긴 어렵더라도 각 레스토랑들이 중량을 규격화해서 소비자가 가격을 비교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