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칼·몬스터 이미지 벗고 게임한국 제2의 신화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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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다수 국민들은 한국이 게임 강국이라고 생각한다. 국내 최대 포털인 NHN이 게임으로 비약적인 성장 기반을 마련하고 '리니지' '카트라이더' '아이온' 등이 세계 온라인 게임 시장을 석권하면서 생겨난 인식이다. 실제 게임은 국내 문화콘텐츠 수출액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이 명실상부한 게임 강국으로 가는 길은 아직 요원하다. 종주국을 자처하는 온라인 게임의 비중은 세계 게임 시장의 9%(90억달러)밖에 안 된다. 전체 시장의 51%는 일본의 닌텐도가 장악하고 있는 비디오(콘솔) 게임,33%는 오락실용 아케이드 게임이 차지하고 있다. 그나마 최근 들어서는 온라인 강국의 위상마저 흔들리고 있다.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는 이미 4년 전에 1위 자리를 현지 업체들에 넘겨줬다. 엔씨소프트의 '아이온'과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정도를 빼고는 대부분의 국산 게임들이 중국에 밀리고 있다.
한국이 1년에 수출하는 220여개의 온라인 게임은 비슷한 게임 일색이다. 남성 게이머들에게 인기가 높은 1인칭 총싸움 게임(FPS)만 해도 '서든어택' '스페셜포스' '크로스파이어' '아바' 등 10여개에 달한다. 캐릭터의 옷,무기 등의 조합,게임의 배경이나 조작법 등만 약간씩 다를 뿐이다. 총과 칼,천편일률적인 몬스터 캐릭터를 빼놓으면 제대로 스토리를 구성하지 못할 정도다.
세계 최고 권위의 인디게임(독립 개발사나 개인이 만드는 게임) 국제공모전인 IGF에서 학생 부문을 2년 연속 석권한 김종화씨(24 · 성균관대 영상학과)의 얘기는 더욱 충격적이다. 그의 눈길은 더 이상 국내를 향하지 않는다. "한국 게임업체들은 도전을 싫어합니다. 개발 과정의 독창성과 깊이를 인정해주지도 않아요. 그래서 전 블리자드나 EA(일렉트로닉아츠)처럼 개발자를 위한 시스템이 잘 갖춰진 곳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
한국이 지각변동을 거듭하고 있는 세계 게임 업계의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미국 유명 디지털 웹진 '크런치기어(Crunchgear)'의 세스 포르게스 편집장은 "닌텐도의 최대 적은 소니가 아니라 애플이 될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애플이 닌텐도 위(Wii)나 DS만큼 많이 깔린 아이팟과 아이폰을 통해 모바일 게임 시장이란 신천지를 열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2012년 세계 3대 게임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정부의 청사진이 실현될 수 있을까. 현 수준의 저변과 역량으로는 결코 게임 강국으로 갈 수 없다는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다. 삼성전자가 한때 기술을 제공받았던 도시바를,현대자동차가 미쓰비시를 각각 제쳐냈듯이 게임업계도 또 다른 신화 창조를 향해 달려나가야 한다.
인재를 우대하고 유능한 협력업체들을 육성,플랫폼 다변화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정부도 다양한 콘텐츠들이 만개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도전하지 않으면 기회도 찾아오지 않는 법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
하지만 한국이 명실상부한 게임 강국으로 가는 길은 아직 요원하다. 종주국을 자처하는 온라인 게임의 비중은 세계 게임 시장의 9%(90억달러)밖에 안 된다. 전체 시장의 51%는 일본의 닌텐도가 장악하고 있는 비디오(콘솔) 게임,33%는 오락실용 아케이드 게임이 차지하고 있다. 그나마 최근 들어서는 온라인 강국의 위상마저 흔들리고 있다. 최대 시장인 중국에서는 이미 4년 전에 1위 자리를 현지 업체들에 넘겨줬다. 엔씨소프트의 '아이온'과 넥슨의 '던전앤파이터' 정도를 빼고는 대부분의 국산 게임들이 중국에 밀리고 있다.
한국이 1년에 수출하는 220여개의 온라인 게임은 비슷한 게임 일색이다. 남성 게이머들에게 인기가 높은 1인칭 총싸움 게임(FPS)만 해도 '서든어택' '스페셜포스' '크로스파이어' '아바' 등 10여개에 달한다. 캐릭터의 옷,무기 등의 조합,게임의 배경이나 조작법 등만 약간씩 다를 뿐이다. 총과 칼,천편일률적인 몬스터 캐릭터를 빼놓으면 제대로 스토리를 구성하지 못할 정도다.
세계 최고 권위의 인디게임(독립 개발사나 개인이 만드는 게임) 국제공모전인 IGF에서 학생 부문을 2년 연속 석권한 김종화씨(24 · 성균관대 영상학과)의 얘기는 더욱 충격적이다. 그의 눈길은 더 이상 국내를 향하지 않는다. "한국 게임업체들은 도전을 싫어합니다. 개발 과정의 독창성과 깊이를 인정해주지도 않아요. 그래서 전 블리자드나 EA(일렉트로닉아츠)처럼 개발자를 위한 시스템이 잘 갖춰진 곳에서 일하고 싶습니다. "
한국이 지각변동을 거듭하고 있는 세계 게임 업계의 변화에 제대로 적응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미국 유명 디지털 웹진 '크런치기어(Crunchgear)'의 세스 포르게스 편집장은 "닌텐도의 최대 적은 소니가 아니라 애플이 될 것"이라고 단언하고 있다. 애플이 닌텐도 위(Wii)나 DS만큼 많이 깔린 아이팟과 아이폰을 통해 모바일 게임 시장이란 신천지를 열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2012년 세계 3대 게임 강국으로 도약한다'는 정부의 청사진이 실현될 수 있을까. 현 수준의 저변과 역량으로는 결코 게임 강국으로 갈 수 없다는 게 국내외 전문가들의 견해다. 삼성전자가 한때 기술을 제공받았던 도시바를,현대자동차가 미쓰비시를 각각 제쳐냈듯이 게임업계도 또 다른 신화 창조를 향해 달려나가야 한다.
인재를 우대하고 유능한 협력업체들을 육성,플랫폼 다변화 전략을 고민해야 한다. 정부도 다양한 콘텐츠들이 만개할 수 있도록 정책적 지원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도전하지 않으면 기회도 찾아오지 않는 법이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