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물을 먹기만하면 체내 환경이 장기간 소식(小食)과 운동을 해온 상태로 바뀌어 비만，당뇨병，지방 간 및 고지혈증 등의 대사성질환을 동시에 치료할 수 있는 기술이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충남대학교는 송민호，권기량 의과대학 교수팀이 바이오벤처기업인 머젠스(대표이사 곽태환)와 공동으로 NADH(세포내에서 신호를 전달하거나 에너지를 만드는 기본 물질)를 감소시키는 약물을 개발하고 이 약물이 대사성질환 치료에 탁월한 효능이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22일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는 비만 · 당뇨병 분야의 국제저널인 '당뇨병(Diabetes)' 인터넷판에 최근 게재 됐다.

NADH의 세포내 존재량은 식이섭취와 운동량에 의해 좌우되는데 NADH의 양이 많다는 것은 세포가 포만상태에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상태가 지속되면 복부지방 축적과 혈액내 지질 및 혈당 상승，인슐린 증가 등으로 미토콘드리아 기능에 이상이 발생해 비만과 심장병，심혈관질환，지방간，심장질환 등을 초래한다.

연구팀은 운동이나 식이요법 대신 약물을 사용해 NADH를 감소시켜도 비만과 당뇨병 등 대사성 질환을 개선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으로 밝혀냈다. 연구팀은 NADH를 소모시키는 신약물질인 MB12066(beta－L)을 개발，비만한 동물 모델에 8주간 먹인 결과 지방 연소에 따른 평균 33% 체중 하락，콜레스테롤 36% 감소，중성지방 18% 축소，혈중 유리지방산 55% 감소 등의 효과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송 교수는 "실험실 수준의 독성시험 결과에서 부작용은 나타나지 않았다"며 "동물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유럽,일본 등 53개국에 81건의 약물표적 및 물질，제형，용도특허를 등록 또는 출원했고 오는 2월중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