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 스타일 겉옷 피해야

주 5일 근무제에 따른 여가 시간 확대와 삼성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자율복 착용 바람이 확산되면서 비즈니스 캐주얼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비즈니스 캐주얼은 유가 폭등으로 어려움을 겪던 1970년대 등장했다. 당시 서양의 각국 정부는 에너지 절약을 위해 여름철 사무실 실내 온도를 제한했다. 이에 기업들은 직원들이 더위를 견딜 수 있도록 타이와 재킷을 벗게 했는데,이것이 비즈니스 캐주얼이 시작된 계기로 꼽힌다. 이후 1990년대 중후반 빌 게이츠,스티브 잡스 등 유명 IT(정보기술) 기업의 CEO(최고경영자)들이 이 스타일을 즐겨 입으면서 비즈니스 캐주얼은 전 세계적인 패션 스타일로 자리 매김하게 됐다.

하지만 정장이 일반적인 한국에선 아직 비즈니스 캐주얼은 낯선 영역이다. '그저 편하게 입으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지만,비즈니스 캐주얼에도 지켜야 할 예의가 있다.

◆자유분방하면서도 직장 분위기와 어울려야

비즈니스 캐주얼은 편안하면서 자연스러운 디자인에 면이나 울과 같은 천연 소재가 기본이다. 색상은 베이지,네이비,그레이 등과 같은 색상이 무난하다. 여기에 유행하는 색상의 품목으로 포인트를 주면 된다.

캐주얼 재킷을 선택해 셔츠와 타이를 매거나 남방이나 티셔츠를 안에 받쳐 입으면 훌륭한 비즈니스 캐주얼이 된다. 재킷과 남방의 색깔을 같이하고 다른 색깔의 바지를 입거나,바지와 남방을 같은 계열 색상으로 하고 재킷의 색만 다르게 하는 등 세 가지 중 두 가지 정도는 같은 색상으로 맞추는 것이 세련돼 보인다.

최근에는 청바지를 허용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하지만 찢어지거나 화려한 워싱(물빠짐)이 있는 청바지는 절대 금물.청바지에 화이트 솔리드 셔츠를 입고 네이비나 블랙 컬러의 정장 재킷을 매치하면 깔끔하다. 또 비즈니스 캐주얼이라고 해서 무조건 캐주얼 아이템만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

기존 정장에서 이너웨어에만 변화를 줘도 캐주얼한 느낌을 낼 수 있다. LG패션 마에스트로의 최혜경 디자인실장은 "기본 셔츠에 조끼를 겹쳐 입는 간단한 코디만으로도 넥타이의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등산복·스포츠 의류는 절대 금물

캐주얼이라 해도 아웃도어·스포츠 스타일의 겉옷은 피해야 한다. 젊은 직장인들은 학창 시절에 입었던 아이템을 입는 경우가 더러 있는데 몸에 붙는 티셔츠나 청재킷,모자 달린 티셔츠 등은 바람직하지 않다. 소품과의 조화도 신경을 써야 한다. 정장용 구두보다는 컴포트 슈즈나 요즘 유행하고 있는 스니커즈를 신는 게 멋스럽다. 단,알록달록한 컬러는 피하는 것이 좋다. 주머니에 휴대폰이나 수첩,지갑 등을 넣어 불룩하면 보기에 좋지 않으므로 숄더백이나 손에 들고 다니는 백을 사용한다.

◆비즈니스 캐주얼 관리 요령

클래식하고 품질이 좋은 재킷은 평생을 입어야 하는 친구 같은 옷이다. 그런 재킷을 관리하기 위해선 지켜야 할 규칙이 있다. 먼저 며칠씩 같은 재킷을 입지 않는다. 재킷 역시 섬유이기 때문에,매일 입으면 원래 모양으로 돌아올 시간이 부족하다. 재킷을 걸기 전에는 주머니를 비워야 주름을 방지할 수 있다. 또 잦은 드라이클리닝은 좋지 않다. 재킷은 10~12번쯤 입은 뒤 드라이클리닝을 하는 게 좋다.

바지는 집게 옷걸이에 밑단을 끼워 거꾸로 건다. 바지를 옷걸이에 걸치면 괜한 주름을 만들 수 있다. 또 바지 지퍼와 단추는 반드시 채워두고 다른 옷과 닿지 않게 해야 숨을 쉴 수 있다. 바지를 다릴 땐 스팀 다리미만으로도 충분하다. 열 다리미는 소재를 망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