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대회 등 공격적 스포츠 마케팅으로 빠르게 성장

휠라(FILA)는 1911년 이탈리아 비엘라 지방에서 탄생한 세계적 스포츠 브랜드다. 휠라 가문의 3형제가 모직물을 생산,니트 산업과 언더웨어 사업을 시작한 것이 시초가 됐다. 휠라 형제들은 태양과 포도주,그리고 예술을 사랑하는 이탈리아인들만의 단순하면서도 세련된 색상을 의류 디자인에 반영했다. 이후 1923년 본격적인 사업체의 모습을 갖추며 현재 휠라의 모태로 자리잡게 된다.

휠라는 1970년대 초 세계적 테니스 스타였던 비욘 보그를 후원하며 스포츠 마케팅에 본격 나섰다. 당시 흰색 의상 일색이었던 윔블던 테니스 대회에서 보그는 휠라 로고가 들어간 컬러풀한 의상을 입고 나와 윔블던 대회를 3회 연속 제패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화제가 됐다. 또 스키선수 알베르토 톰바 등 세계적인 엘리트 스포츠 선수들을 후원하면서 '엘리트 퍼포먼스 브랜드'로 명성을 얻기 시작했다.

휠라의 국내 진출은 1991년에 이뤄졌다. 이 해에 휠라코리아㈜(대표 윤윤수)가 설립됐고 이듬해 휠라 제품이 국내 소비자에게 첫 선을 보였다. 대부분의 수입 의류 업체가 글로벌 본사의 제품을 소비자에게 그대로 판매했지만,휠라코리아는 한국인의 체형을 반영한 제품을 제작하는 현지화 전략과 1993년 제1회 여자오픈 골프선수권 대회를 개최하는 등 공격적인 스포츠 마케팅으로 빠르게 성장했다. 이후 휠라코리아는 2005년 1월 내부경영자인수(MBOㆍManagement Buy-out) 방식으로 휠라 본사인 글로벌 휠라로부터 휠라코리아 지분을 인수했다. 이는 다국적 기업의 지사에서 벗어나 국내에서 독립적인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 첫 사례로 눈길을 끌었다. 글로벌 휠라의 엔리코 후레쉬 전 회장은 당시 "휠라의 탄생은 이탈리아지만 휠라의 성장은 한국"이라며 휠라 코리아를 높게 평가했다.

이어 지난해 1월16일 휠라코리아는 휠라 글로벌 지주회사인 스포츠 브랜드 인터내셔날(SBI)로부터 전 세계 휠라 브랜드 사업권을 인수하는 최종 계약을 체결하고 3월 말 인수 절차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휠라 글로벌 전체 브랜드 사업권을 인수하며 전 세계 70여개국에서 판매되는 휠라 브랜드의 본사 역할을 하게 됐다.

휠라코리아와 함께 해외 글로벌 지주회사인 GLBH 홀딩스의 대표직까지 겸직하게 된 윤윤수 회장은 글로벌 인수 후 휠라 글로벌 비즈니스의 선결 과제로 미국 시장에서의 휠라 브랜드 재정비를 통한 도약을 제시했다. 휠라USA는 지난 8월 1000여개의 유통망을 갖춘 미국의 대형 백화점인 코올스(Kohl's)에서 휠라의 파생 상표인 '휠라 스포트(FILA SPORT)'를 판매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그 동안 미국 시장에서 휠라 브랜드 유통은 고급화 전략으로 로드숍 위주로만 전개되고 있었는데,중고가의 대중화로 영업 전략을 조정한 것이다.

현재 휠라코리아는 스포츠 브랜드 휠라를 비롯해 '휠라 골프','휠라 키즈',이너웨어 브랜드인 '휠라 인티모' 등 총 4개 브랜드에 이어 지난 1월에는 할인점을 공략하기 위한 속옷 브랜드인 '휠라티바'를 5번째 브랜드로 내놨다. 이 같은 브랜드 판매 호조에 힘입어 2006년 2680억원의 매출을 올린 휠라코리아는 지난해에는 2935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신장세를 이어가고 있고 올해도 10%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휠라코리아 윤윤수 회장은 한국과 미국 부분은 직접 경영하고 다른 해외 부분은 지역별로 굴지의 기업들과 새로운 라이선싱 모델을 통한 파트너십을 체결해 운영해나가고 있다. 지역별 장점을 살려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서다. 윤 회장의 'Think Globally,but Do Locally'라는 경영 방침에 따라 상품 및 마케팅에 있어 기본 전략은 세계적으로 공유해 브랜드 아이덴티티를 강화하는 동시에,나라별 마켓 상황에 가장 적합한 로컬 전략을 병행해 경쟁력을 높여나가고 있다.

스포츠 마케팅에선 골프 부문의 한희원,지은희 선수,김송희 선수를 포함해 두산 베어스 프로야구단,부산아이파크 프로축구단,한솔 테니스 선수단,흥국생명 여자 배구단 등 다양한 종목의 선수들을 후원하고 있다.

최진석 기자 isk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