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의 자랑은 오염되지 않은 자연이다. 파릇한 초원에서 한가로이 풀을 뜯는 양떼와 눈 덮인 높은 산봉우리,그리고 투명한 바다가 어울려 빚어내는 느릿한 풍경에 마음이 절로 넉넉해진다. 뉴질랜드 여행길은 그 풍경의 느린 움직임에 맞춰져야 한다. 아예 손목시계를 벗어 던진 채 시간을 잊어야 뉴질랜드 여행의 참맛을 느낄 수 있다.

■호반의 도시,타우포

북섬의 타우포는 호반의 도시로 잘 알려져 있다. 영화 '번지점프를 하다'의 한 장면을 촬영한 곳이기도 하다. 타이포 호수는 싱가포르와 비슷한 크기의 화산 호수.화산재가 350㎞나 떨어진 곳에서도 발견될 정도로 컸던 화산 폭발 뒤에 생긴 호수라고 한다.

타우포 핫 스프링스 스파가 유명하다. 이곳에 거주하던 마오리족이 제일 좋아했던 온천으로 뉴질랜드를 찾는 관광객이면 누구나 찾는 명소가 되었다. 여러 가지 테마 온천탕과 어린이를 위한 워터슬라이드도 갖추고 있어 가족 단위로 놀기에 좋다.

송어낚시 명소로도 소문이 자자하다. 흔들리는 보트에서 즐기는 송어 낚시의 묵직한 손맛이 남다르다. 45m 높이에서 떨어지는 번지 점프도 즐길 수 있다. 번지점프대는 와이카토 강이 시작되는 지점에 있는데 날카롭게 파인 계곡미가 번지 점프의 묘미를 더해 준다.

■유황내음 가득한 로토루아

로토루아는 북섬의 중앙,로토루아 호수와 타라웨라 산을 끼고 있는 도시다. 뉴질랜드에서 가장 활발한 지열(地熱) 지대에 위치해 있다. 도시에 들어서면 유황 냄새가 코끝을 찌른다. 와이오타푸의 샴페인 풀 등 저마다 다른 물 빛깔을 자랑하는 온천을 볼 수 있다.

폴리네시안 스파가 온천으로 유명하다. 1878년 한 신부가 발견해 신경통 등에 효과가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건강을 위한 온천지로 유명세를 탔다. 치료 효과가 있는 세계 10대 지열 온천으로도 꼽힌다. 다양한 미용스파 프로그램도 즐길 수 있다.

로토루아는 뉴질랜드 원주민인 마오리족 문화의 중심지이기도 하다. 마오리 민속촌에서 적을 위협하기 위해 추는 군무 '하카'를 비롯한 마오리 전통 춤과 노래를 감상하고,마오리 전통 음식인 '항이'도 맛볼 수 있다.

■요트의 도시,오클랜드

오클랜드는 뉴질랜드의 관문으로 뉴질랜드 전체 인구의 30%가 살고 있는 도시다. 328m 높이의 스카이시티 타워에 오르면 시내가 한눈에 들어온다. 특히 야경이 아름답다. 전망이라면 에덴 동산도 빼놓을 수 없다. 오클랜드에서 가장 높은 언덕으로 화산 활동에 의해 생겨났다. 정상에 오르면 오클랜드의 모든 만(灣)과 해변,그리고 시내 곳곳을 살필 수 있다. 스카이시티 타워에서 보는 것과 다른 맛을 준다.

시내 중심가인 퀸 스트리트,수공예점과 카페가 몰려 있는 파넬 거리 산책이 즐겁다. 요트 유람도 필수다. 오클랜드는 인구 대비 요트 보유 비율이 제일 높은 '요트의 도시'.커피 크루즈,런치 크루즈,디너 크루즈 등 와이테마타항에서 출발하는 요트 크루즈 프로그램이 많다. '별빛 샤워'를 만끽할 수 있는 디너 크루즈가 인기다.

■편안한 휴식처,로지

로지(lodge)는 '임시로 거처하는 오두막집'이다. 단순한 잠자리가 아니라 휴양 개념을 중시한 소규모 체류형 숙소다.

타우포 근처의 후카 로지는 후카폭포에서 300m쯤 떨어진 곳에 자리해 있다. 후카폭포의 물줄기와 와이카토강의 깨끗한 물,그리고 인접한 공원 풍경이 평화롭다. 노후를 즐기는 은퇴자나 스트레스를 피해 자신만의 시간을 원하는 사람들이 꾸준히 찾는다.

로토루아의 솔리테르 로지는 허니무너나 소규모 가족 여행객들이 좋아하는 로맨틱 로지로 알려져 있다. 세계적으로 알려진 '서비스 대상'도 여럿 받았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