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가계빚이 사상 최대인 660조원을 기록했다. 가구당 빚도 4000만원에 육박했다. 가계부채가 급증세를 이어가면서 국내 경제에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오고 있다.

4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분기 가계신용 동향'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현재 가계신용(가계빚) 잔액은 660조3000억원으로 3월 말에 비해 19조8000억원(3.1%) 증가했다. 전 분기와 전년 동기 가계빚 증가액이 각각 10조원가량인 점을 감안할 때 증가 속도가 두 배나 빨라진 것이다.

가구당 부채는 통계청의 2008년 추계 가구 수(1667만3162가구)를 기준으로 할 때 3960만원에 달했다. 이 역시 사상 최대 규모다.

2분기 가계빚이 늘어난 것은 최근 경기 하강 우려에도 불구하고 가계대출과 신용카드 외상 구매가 모두 늘었기 때문이다. 2분기 중 가계대출은 17조9000억원,신용카드 외상 구매는 1조9000억원 증가했다. 이상용 한은 금융통계팀 과장은 "2006년 이전에 취급됐던 집단대출 가운데 중도금과 잔금대출이 발생한 데다 재개발 아파트가 많아지고 뉴타운 관련 전세자금 취급이 늘면서 가계대출이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가계빚이 급증하면서 국내 경제에 미치는 충격이 우려되고 있다. 물가 불안과 실질소득 감소로 소비심리가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가운데 가계의 이자 상환 부담이 늘어나면 내수 침체가 더 심각해질 수 있다는 점에서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