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22일 1년4개월여 만에 1400대로 밀리면서 투자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추가 하락 가능성이 크지 않다면 저가 매수에 나설 때지만 글로벌 신용위기와 경기 둔화 우려가 여전해 선뜻 주식에 손을 대기가 주저되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주요 증권사들은 지수가 더 빠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반등하는 데도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며 당분간 필수 소비재를 비롯한 경기방어주를 주목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현대증권은 코스피지수가 3분기 말까지 1500선 안팎에서 등락을 거듭할 것으로 보인다며 경기방어주에 집중할 것을 권했다.


대신증권도 당분간 경기방어주를 중시하는 투자전략을 주문했다. 이 증권사 성진경 시장전략팀장은 "글로벌 신용위기가 더 악화되면 다음 달까지 코스피지수가 1400대 중반에서 정체되는 모습을 보일 수도 있다"며 "증시 저점을 확인하면서 경기방어주를 관심있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김주형 동양종금증권 투자전략팀장도 "당분간 기간조정이 이어질 공산이 크다"며 "필수소비재를 중심으로 투자전략을 짜라"고 권고했다.

증권사들이 꼽는 경기방어주로는 KT&G CJ제일제당 등 필수소비재와 SK텔레콤 LG텔레콤 등 통신주가 대표적이다.

동아제약 같은 제약주,한국전력,가스공사 등도 경기방어주에 포함된다. 이 같은 평가로 가스공사는 이날 외국인 매수세가 몰리면서 1.36% 뛴 7만4500원에 장을 마쳤다. 동아제약도 1% 가까이 올랐다.

안정성을 중시하는 투자전략이 필요한 때라는 분석도 나왔다. 대우증권은 주가가 빠르게 반등하기는 어려운 만큼 3분기 실적 추정치의 신뢰성이 높은 종목과 현금 보유 비중이 높은 종목 중에서 안정적 투자 대상을 가리는 자세가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지수가 추가로 크게 하락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저가 매수에 나서라는 주문도 나왔다.

김학주 삼성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현재 코스피지수는 이미 기업들의 내재가치를 반영한 주가 수준을 밑돌고 있다"며 "기업이익 증가율이 견조한 성장세를 보여 추가 하락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저가 매수에 나서는 것이 현명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삼성증권은 △원.달러 환율 강세와 글로벌 경쟁자의 도산 가능성 증가를 이유로 현대자동차와 기아자동차 △유가 하락의 수혜가 기대되는 대한항공 △지난해 말 산업사이클이 저점을 찍은 정보기술(IT) 등을 주목 대상으로 꼽았다.

현 지수대가 저점이라는 분석도 제기됐다. 박종현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다음 달 선물옵션 동시 만기일을 전후해 연말 배당을 겨냥한 매수세가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며 3분기 실적 '턴 어라운드' 가능성이 커지는 종목도 늘고 있다"며 "1500선 붕괴에 과민 반응을 보일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박 센터장은 "수출 증가와 실적 턴 어라운드가 뚜렷한 철강 통신기기 자동차 등과 정부 경기부양정책의 수혜가 기대되는 경기민감 소비재는 저점 매수를 통해 비중을 늘리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권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