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주식시장 침체로 지난해 4~6월 967조원에 이르던 거래대금이 올해 같은 기간에 820조원으로 줄어들면서 수탁수수료 수입이 감소했고, 주가하락 등으로 유가증권 자기매매 수지도 줄었기 때문이다.
하반기 이후에도 증권사들의 수익성은 악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미 금융시장의 어려움 등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되고 있는데다 신설 증권사의 본격적인 영업활동으로 수수료 경쟁 또한 불가피한 상황이다.
전체적인 시장분위기도 상승여부보다는 1500P 지지여부에 관심을 두고 있다. 이 와중에 비교적 안전하게 투자할만한 증권주가 있다면 금융계열 증권사를 꼽을 수 있다.
은행, 보험사를 포함하는 금융계열 증권사의 경우 계열금융사의 영업활동을 통해 축적된 개인 및 기업고객을 활용한 시너지 창출이 용이할 것이기 때문이다. 특히 소매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에 초점을 맞추면 안정적인 수익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드러난 분명한 악재 두 가지
경기둔화 현상으로 인해 증권시장의 활력은 점차 약해지고 있다고 증시전문가들은 내다봤다. 물가상승과 금리상승이 관찰되는 등 경기지표가 악화되고 있으며, GDP성장률에 대한 전망도 낮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증권사의 수익성도 악화될 수 밖에 없다고 한화증권은 분석했다. 이 증권사는 "경기상황에 대한 대다수 기관의 예측이 추세적인 하락 쪽에 무게를 두고 있어 증권사의 실적하락에 따른 주가하락은 피할 수 업는 현실이 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경기둔화에 따른 실적악화와 더불어 예상되는 또 하나의 악재는 신설 증권사의 본격적인 시장참여로 인한 개별증권사의 수익성 악화다.
한화증권은 "지난 5월 예비인가를 획득한 8개 증권사가 본격 활동을 시작했다"며 "증권사가 기존 52개에서 64개로 증가, 증권사 평균영업이익은 14.8%가 하락할 것"으로 예측했다. 기본적으로 경쟁심화에 따른 영업부문별 시장점유율 하락은 정해진 수순이라는 것.
수익감소 규모는 경기하락에 따른 수익축소 20~30%를 반영해 30~40% 가량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신설 및 M&A로 증권업계 지도가 바뀐다
증권선물거래소는 지난 7월28일과 31일 신규 회원가입을 신청한 9개사에 회원자격을 부여했다. 이로써 국내 증권업협회에 입회한 증권사는 61개(국내 47개사, 외국계 14개사)로 늘어났다.
향후 증권사들간 경쟁은 불가피하게 됐다. 더욱이 기존 증권사들을 인수한 은행 및 대기업계열의 증권사들(KB투자증권, HMC증권, CJ투자증권)이 마케팅 강화 전략을 펼치면서 경쟁강도는 더욱 심화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CJ투자증권은 "최근 자통법 시행 발표와 증권업 신규 인허가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정부의지가 인위적인 시장개입보다는 시장경쟁을 통한 금융산업 구조개편 방식인 만큼 향후 증권업 경쟁 장기화로 수익성은 악화될 것"으로 관측했다.
이어 "증권사들의 고객확보를 위한 경쟁적인 5%대 CMA 금리인상 및 펀드수수료 인하, 자통법 대비 과다한 지급결제망가입비 부담 등도 증권업 수익성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했다.
◆먹구름 주가전망에 한줄기 희망 '자통법'
자본시장통합법(이하 자통법)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 법률의 핵심 내용을 살펴보면 은행업법과 보험업법을 제외한 투자금융에 관련된 모든 법을 아우르고 있다.
그 동안 직접금융시장이 커지기는 했지만 간접금융시장을 중심으로 자본시장이 발전해 왔다는 점에서 자통법에 대한 시장 기대는 작지 않다.
솔로몬투자증권은 최근 증권업 분석보고서를 통해 "자본시장통합법은 대부분 규제를 완화시켜 준다는 점에서 그 동안 업무 영역 때문에 불이익을 받고 있다고 생각하는 많은 증권사들에게 긍정적인 소식이었다"면서 "특히 대형 증권사들에게 다양한 상품 개발 및 판매, 사업확장의 기회를 준다는 점에서 수혜가 될 것"으로 판단했다.
자본시장통합법에서 주의 깊게 보아야 할 조항은 시행령 43조이다. 현재 투자자보호 및 건전한 거래질서를 해할 우려가 없는 한도 내에서 다양한 겸영업무를 허용하고 있다.
솔로몬투자증권은 이에 대해 "은행 및 저축은행이 수행할 수 있는 업무 범위 전부는 아니지만 일부를 가지게 된 것이어서 실질적인 증권사 업무 영역 확대에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약세장에서 대형금융계열 증권사 유망
국내 증권사들 수익의 추가적인 감소가 예상되는 상황에서 증권주 선택의 기본은 안정적 수익창출 여부라고 볼 수 있다.
증시주변환경 악화와 경쟁의 심화로 수익축소가 불가피한 상황에서 상대적으로 피해가 적은 종목이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한화증권은 이 때문에 절대적인 수익규모를 확보하고 있는 대형사가 유리하고, 계열금융사와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증권사가 상대적으로 낫다면서 삼성증권과 우리투자증권 등을 추천했다.
경영의 효율성에 따라 수익규모에 큰 차이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므로 대형증권사가 상대적으로 비용통제를 잘하고 있어 긍정적이라는 것이다.
한경닷컴 정현영 기자 jh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