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은 먹는 게 절반이다. 눈이 아무리 즐겁더라도 입이 삐치면 여행길의 흥이 더해질리 없다. 볼거리로 눈에 들고,체험거리로 마음을 적셔주며,먹을거리로 입을 감동시킬 수 있는 곳이어야 근사한 여행을 완성시킬 수 있는데 그런 여행지를 찾기가 쉽지는 않다. 봄(春) 내(川)가 흐르는 춘천이라면 어떨까. 춘천은 젊은 날의 아련한 기억이 간직된 사진첩과 같은 곳.잔잔한 호반풍경을 배경으로 한 데이트 코스의 기억이 언제나 새뜻하며,기차 타고 떠나는 모꼬지의 열정도 뜨겁게 남아 있는 추억여행지다. 웰빙시대에 딱 맞는 먹거리인 닭갈비와 막국수의 고향이기도 하니 가을의 문을 여는 가벼운 여행길로 안성맞춤이다.



■닭갈비 먹고 막국수도 먹고

때마침 열리는 먹을거리 축제도 기분을 돋워준다. 오는 29일부터 9월3일까지 엿새간 열리는 '춘천 닭갈비.막국수 축제'다. 닭갈비.막국수 축제는 올해가 처음.지난해까지 따로따로 열었던 닭갈비 축제와 막국수 축제를 하나로 묶었다. 축제의 주 무대는 삼천동 수변공원.천막형태의 닭갈비 부스와 막국수 부스를 따로 설치해 닭갈비를 즐기고 막국수로 마무리하며 먹을거리 투어를 완성할 수 있도록 했다. 시내의 닭갈비,막국수 업소들도 함께 한다.

주 무대에선 춘천 일원의 내로라하는 닭갈비,막국수 맛집들이 원조 솜씨를 뽐낸다. 참여 업소들의 대표 주방장들이 명예를 건 한판 승부도 벌인다. 30일부터 축제가 끝날 때까지 매일 100인분의 대형 닭갈비,막국수를 만들어 관광객들에게 나눠준다. 31일 오후 4시에는 닭과 메밀을 주재료로 한 향토음식전국요리대회도 연다. 체질별로 몸에 맞는 음식을 처방해주기도 한다. 한림성심대학과 함께 개발한 퓨전 메밀 닭갈비 요리도 맛볼 수 있다.

관광객 체험이벤트도 다양하다. 닭갈비 빨리 자르기,막국수 빨리 먹기 등의 이색 이벤트가 준비돼 있다. 전통 막국수 틀을 이용해 옛 방식대로 막국수를 만들어보고 메밀 떡메치기나 메밀 타작도 해볼 수 있다. 행사장 한쪽에 작은 메밀밭도 조성했다. '피기 시작한 꽃이 소금을 뿌린 듯이 흐뭇한 달빛에 숨이 막힐 지경'이라던 가산 이효석의 메밀밭 풍경도 즐길 수 있다.

먹을거리 축제와 춘천의 분위기에 어울리는 문화공연도 준비했다. 최지순 축제조직위원장은 "먹을거리 축제에 문화의 옷을 입혔다"고 말했다. 호반 윈드오케스트라와 프리모 밴드가 꾸미는 '두 가지 칼라의 음악회'가 초가을 밤 분위기에 어울린다. 제3회 동요부르기 대회는 온가족이 함께 할 수 있는 프로그램.7080 통기타 라이브 무대는 옛추억을 되살려 준다. 강정균의 마임공연과 매직포커스 마술공연도 눈길을 끈다.

축제기간 중 춘천사랑 할인권을 발행한다. 축제현장이나 시내 닭갈비,막국수 업소에서 2만원 이상 사먹으면 현금결제 10%,카드결제 5%를 할인받을 수 있다. 축제 현장이나 업소,고속도로 톨게이트에서 나눠준다. 춘천닭갈비막국수축제조직위원회 (033)250-4347,www.mdfestival.com

■레저축제도 즐겨요

닭갈비.막국수 축제에 이어 9월5~7일 사흘간 공지천 야외음악당,의암호,X-게임파크,호반체육관에서 2008 춘천 국제레저경기대회가 이어진다. 2010 춘천 월드레저총회 및 경기대회를 앞두고 열리는 국제대회로 먹을거리 축제와 함께 신나는 레저경기를 즐길 수 있는 좋은 기회다.

경기는 6개 종목(14개 세부종목)으로 나눠 진행된다. 인라인스케이트,스케이트보드,자전거 모터크로스(BMX) 등 익스트림 B3와 인라인 슬라럼,댄스 스포츠,스포츠 클라이밍,비보이 배틀,수상스키 등을 망라한다. 한국을 비롯한 21개국 2500여명의 선수가 경합을 벌인다.

관람객을 위한 이벤트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준비했다. 9월5일 오후 4시 X-게임파크에서는 열기구를 타고 하늘 높이 오를 수 있다. 누가 세게 축구공을 차는지 겨루는 도전 캐논 슈터 선발대회(6~7일 X-게임파크)도 진행한다. 2010 춘천 월드레저총회 및 경기대회 조직위원회 (033)250-4522,www.worldleisure2010.org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