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ㆍ기아자동차가 내년부터 6단 자동변속기 시대를 연다. 이에 따라 현대ㆍ기아차 모델의 연비가 높아지고 승차감도 개선될 전망이다.

현대ㆍ기아차 남양연구소 산하 파워트레인센터와 변속기 전문 생산업체인 현대파워텍은 최근 6단 자동변속기 개발을 완료하고 성능을 최종 시험 중이라고 20일 밝혔다.

국내에서 6단 자동변속기가 개발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파워텍은 성능시험 완료후 오는 11월부터 연간 30만대 규모로 양산에 나설 계획이다. GM대우가 보령공장에서 6단 변속기를 생산하고 있으나 원천기술은 GM 소유다.

현대ㆍ기아차와 현대파워텍이 공동 개발한 6단 자동변속기는 전륜 6단 토크 컨버터 방식이다. 세계적인 변속기 생산업체인 독일 ZF와 일본 아이신AW 등이 사용하고 있는 르펠르티에르 시스템을 채택하지 않고 순수 독자설계로 만들었다. 이에 따라 해외 특허료를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현대차는 우선 내년 1월 출시되는 2010년형 그랜저TG 및 2월 선보일 대형 세단 VI(프로젝트명)의 모든 모델에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한 뒤 준중형급 모델로 확대할 계획이다. 기아차 역시 내년 5월께 선보이는 신형 오피러스에 이 변속기를 장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그룹 관계자는 "향후 현대ㆍ기아차의 준중형급 이상 전 모델에 6단 자동변속기를 탑재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필수 대림대 교수(자동차학)는 "변속기 단수가 한 단계 올라갈 때마다 에너지 효율이 2~3%씩 높아지기 때문에 연비가 좋아지고 승차감도 개선된다"며 "6단 자동변속기의 국산화로 선진국과의 기술격차가 1년 안팎으로 좁혀졌다"고 평가했다.

업계에선 현대ㆍ기아차와 현대파워텍이 2010년께 8단 자동변속기를 개발,대형차급에 장착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치고 있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