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좋았다. 한동안 사라졌던 한나라당의 최고위원·중진 연석회의가 30일 화기애애한 분위기 속에 재개됐다.

친이-친박계의 대표인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참석하기로 해 관심을 끌었던 이날 회의에는 최근 복당한 김무성,박종근,이해봉 의원 등 양계파 4선 이상 중진들이 대부분 참석해 무게감을 더했다. 참석자만 26명에 달했다. 홍사덕,안상수 의원만 개인 사정상 불참했다.

이날 회의는 적어도 외형상 계파 간 화합의 장이었다. 박 전 대표와 이 전 부의장은 회의 시작 직전 악수와 가벼운 인사를 나눈데 이어 나란히 앉아 간간이 대화를 나눴다. 이 전 부의장이 손수 물을 따라 박 전 대표에게 권하기도 했다.

박희태 대표는 인사말에서 "오늘은 참 좋은 날"이라며 만족감을 나타냈다. 발언을 자제하던 박근혜 전 대표는 박 대표의 거듭된 권유에 "앞으로 연석회의가 당과 나라에 도움이 되는 방향으로 잘 운영이 됐으면 좋겠다"고 짧게 화답했다. 잇따라 불만을 표출했던 정몽준 최고위원도 "한나라당 가족들이 모처럼 한자리에 모인 것 같아 아주 좋다"며 덕담을 건넸다. 이윤성 국회부의장은 "이 회의에 대해 계파 간 싸움의 장이 될거다,최고위원회를 무력화시키지 않겠느냐는 여러 시각이 있었는데 중진들은 현장의 경험과 경륜,정치적 상황에 대한 판단 등으로 소통을 위한 콘텐츠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물론 연석회의가 앞으로도 순항할지 여부는 미지수다. 추후 현안이 생길 경우 양 계파 간 갈등이 이 회의체를 매개로 폭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유창재 기자 yooco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