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통계청이 발표한 '5월 산업활동동향'을 보면 경기가 본격적인 침체국면에 진입했음을 확연히 알 수 있다.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해왔던 산업생산은 한 자릿수로 낮아졌다.

호조세를 보여왔던 출하 소비 등도 증가폭이 크게 둔화됐다.

재고는 눈덩이처럼 증가폭을 키웠고,투자는 마이너스 행진을 이어갔다.

미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선행종합지수는 6개월째 하락해 잿빛 미래를 예고했다.

◆늘어나는 재고ㆍ생산마저 무너져

생산과 출하는 정체된 반면 재고는 늘어나는 경기침체기의 전형적인 모습이 나타났다.

5월 중 생산은 작년 같은 달에 비해 8.3%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 1월 11.3%,2월 10.2%,3월 10.1%,4월 10.4% 등으로 4개월째 유지해온 두 자릿수 증가율은 종지부를 찍었다.

반도체 및 부품(증가율 39.0%),영상음향통신(26.9%) 등이 호조세를 보였지만 기계장비(-5.6%),섬유제품(-7.7%) 등이 부진했다.

67개 제조업종 중 전달에 비해 생산이 증가한 업종을 백분율로 나타낸 '생산확산지수'는 3월 50.0%,4월 62.7%에서 5월 37.3%로 추락했다.

출하도 작년 같은 달에 비해 6.1% 증가에 그쳐 1분기 8.8%,4월 8.3%에 비해 2%포인트 이상 떨어졌다.

반면 재고는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갔다.

5월 생산자제품 재고지수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13.2% 증가해 2001년 4월 13.5% 이후 7년2개월 만의 최대치를 기록했다.

재고증가율은 지난 1월 5.0%였으며 2월엔 8.3%,3월엔 9.5%,4월엔 12.2%였다.

재고 증가 속도가 출하를 압도하면서 '재고출하순환' 지표도 4개월 연속 '둔화ㆍ하강' 구간에 머물렀다.

◆동행ㆍ선행지수 일제히 빨간불

경기침체는 수출보다 내수부문에서 더 확연했다.

수출출하는 15.8% 증가하며 전달 14.1%보다 오히려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내수출하는 0.1% 감소했다.

내수 경기와 관련성이 큰 서비스업의 생산증가율도 지난 1분기 6.4%,4월 6.0%이던 것이 4.6%로 추락했다.

소비동향을 보여주는 소비재판매액도 전달 5.7%에서 3.1%로 둔화됐다.

내수용소비재출하 역시 8.2%에서 3.7%로 급감했다.

현재 경기상황을 종합적으로 보여주는 지표인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지난 4월보다 0.2포인트 하락해 4개월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미래 경기상황을 보여주는 지표인 '선행지수 전년동월비 증가율'은 0.5%포인트 떨어져 지난해 12월부터 6개월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태성 통계청 경제통계국장은 "동행ㆍ선행지수가 4개월 연속 동반 하락하고 있는 것으로 볼 때 경기하강 초기의 모습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우리 경제의 성장잠재력이 되는 투자도 부진을 면치 못했다.

설비투자 추계는 작년 같은 달에 비해 2.5% 감소했고 국내기계수주액도 1.1% 줄어들었다.

◆기업경기지수도 악화

한편 기업들의 체감 경기도 급속도로 냉각되고 있다.

한국은행이 조사 발표하는 업황지수(BSI)는 두 달 연속 하락세(4월 87→5월 85→6월 77)를 보였다.

특히 제조업 채산성에 대한 체감 지수는 68로 전월에 비해 8포인트 급락해 10년 만에 최악의 수준으로 떨어졌다.

석유 등 국제 원자재 가격 급등으로 기업들이 체감하는 채산성 악화 속도가 그 어느 때보다 빠르다는 얘기다.

김인식/주용석 기자 sskis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