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오로는 다른 유대인과 달리 로마시민권자였고,이방인을 대상으로 선교했기 때문이다.
바오로는 원래 교회 박해에 앞장섰던 바리사이파였지만 부활한 예수를 만나 회심했고,소아시아와 그리스반도를 거쳐 로마제국에 이르는 세 차례의 전도여행을 통해 그리스도교를 유대민족의 지역 종교에서 인류 전체를 향한 세계 종교로 확산시켰다.
베드로를 '유대인의 사도',바오로를 '이방인의 사도'라고 부르는 것은 이런 까닭이다.
천주교가 성 바오로 탄생 2000주년을 맞아 오는 28일부터 1년간을 '바오로 해'로 정하고 다양한 기념사업과 행사를 벌인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이 기간을 성 바오로에게 바치는 특별 성년(聖年)으로 지난해 6월 선포했고,이에 따라 전 세계 가톨릭이 바오로 사도의 신앙과 영성을 본받기 위한 행사들을 준비해왔다.
교황청은 또 '성 바오로대성당' 등 바오로와 관련된 로마 일대 9개 순례지를 지정하는 한편 성 바오로 탄생 2000주년 기념 전대사 수여에 관한 교령을 반포해 고해성사와 영성체,기도와 순례 등의 조건을 갖출 경우 죄의 결과인 벌을 면제해주기로 했다.
한국 천주교의 각 교구와 수도회들도 바오로의 삶을 본받기 위한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마련한다.
서울대교구를 비롯한 각 교구 성당들은 28일 '바오로 해' 개막미사를 봉헌한다.
서울대교구의 경우 명동성당·중림동 약현성당 등 9곳을 '바오로 해 순례성당'으로 지정하고,27일 오후 2시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거행하는 사제서품식에서도 제단에 사도 바오로의 성화를 걸고 서품식의 주제어를 바오로의 서간문인 디모테오 2서에 나오는 '나는 훌륭히 싸웠고 달릴 길을 다 달렸으며 믿음을 지켰습니다'로 정하는 등 바오로의 영성과 신앙을 되새기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성바오로수도회·성바오로딸수도회·스승 예수의 제자 수녀회·선한 목자 예수 수녀회·예수사제회·성마리아영보회·성가정회 등 성바오로의 영성을 따르는 수도원들의 연합체인 한국바오로가족수도회도 이날 오전 10시 서울 미아3동 성당에서 개막미사를 봉헌한다.
바오로가족수도회는 바오로의 캐릭터를 제작해 보급하는 한편 '성 바오로께 드리는 9일 기도' 책자를 비매품으로 발간해 무료로 배포하고 있다.
사도행전과 바오로 서간 쓰기 캠페인도 벌인다.
또 샬트르 성 바오로 수녀회 서울관구는 수도회의 한국 진출 120주년과 '바오로 해'를 맞아 올해를 '첫 선교사 수도자들을 기억하며 사도 바오로의 영성을 닮아가는 해'로 선포하고 바오로 피정,바오로 전도여행지도 만들기,바오로 서간 암송,바오로카페 개설 등의 다양한 기념사업을 벌이고 있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