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스키와 보드카는 같은 증류주인데도 위스키는 호박색이고 보드카는 무색 투명하다.

또 럼과 진은 투명한 술과 호박색 술이 함께 팔린다.

재료 차이 때문일까,제조 방식의 차이일까.

답은 제조 과정상 숙성을 하느냐(위스키),아니냐(보드카)에 따른 것이다.

보드카는 밀 옥수수 감자 포도 등을 발효해 증류기로 알코올 함량 85~94%의 고순도 증류주를 만든 뒤 물로 희석해 자작나무 숯으로 수십 차례 여과해 만든다.

이 과정에서 잡다한 이물질을 걸러내고 투명한 알코올 성분만 병입한다.

보드카는 숙성 과정이 없어 맛이 거칠고 강렬해 토닉워터,주스 등을 섞어 순화시킨 칵테일로 많이 마신다.

반면 위스키는 밀 옥수수 보리 호밀 등을 발효시켜 몇 차례 증류한 뒤 오크통에 최소 3년간 숙성한다.

갓 제조한 원주(原酒)는 본래 무색 투명하지만 오크통 속에서 독특한 색과 향을 얻는다.

오크통 내부는 불에 그을려 태우기 때문에 미세한 숯 알갱이와 그을린 조각들이 가득하다.

여기서 갈색 색소와 목질 성분인 리그닌,분해 산물인 방향족 분자들이 우러난다.

탄화한 부분은 숯처럼 숙취 성분을 흡착하는 기능을 한다.

미국산 위스키가 스카치 위스키보다 호박색이 진한 것도 오크통의 차이 때문.이 밖에 럼과 진은 숙성한 것과 숙성하지 않은 것이 모두 생산된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