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저녁 방송된 휴먼다큐 '사랑'이 주말 시청자들의 눈시울을 흠뻑 적셨다.

안소봉씨는 예쁜 아기가 태어나던 날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위암 말기-3개월 시한부인생'

남들보다 유난히 심했던 입덧에 아기를 낳으면 모든 것이 말끔히 해결될 줄 알았지만 그게 아니었다. 암덩어리가 소봉씨의 몸 속에서 자라고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소봉씨는 딸을 위해 꼭 살아야 한다고 맹세했고, 어려운 항암치료와 고통을 이겨내고 딸 소윤이의 백일을 함께 했다. 그리고 조심그럽게 소박한 꿈을 키워 나갔다.

'70이 되든, 80이 되는 소윤이 옆에 있고 싶다'는 소박한 꿈…

그리고 노력한 만큼 건강도 회복 되는 듯이 보였고, 사랑하는 딸 소윤이와 사랑하는 남편 김재문씨와 행복한 날들을 보냈다. 그리고 3개월 시한부 인생에서 소윤이 돌 잔치에 누구보다 건강하고 예쁘게 등장할 것이라며 자신감 넘치는 한 아이의 엄마로 꿋꿋하게 일어섰다.

소윤이의 돌잔치 의상도 직접 만들었고, 장난감도 만들어줬다.

하지만, 소봉씨의 몸 상태는 다시 나빠졌고 직접 예약한 돌잔칫날까지 견디기 위해 또다시 병마와 힘든 싸움을 시작해야 했다.

소봉씨와 그녀를 이 세상 누구보다 사랑하는 남편 재문씨, 그리고 소봉씨의 어머니, 모두가 최선을 다해 버티고 힘써도 암덩어리는 물러날 기색을 보이지 않고 커져만 갔다.

'이대로 소윤이 곁을 떠날 수는 없는데…'

소봉씨가 마지막 보루라고 생각했던 복수마저 차올랐다.

결국 소봉씨의 반대에도 무릅쓰고 돌잔치는 취소됐고, 조촐한 소윤이 돌 기념 파티가 소봉씨가 입원해 있던 병원에서 치뤄졌다.

그리고 돌잔치를 하기로 했던 날까지 버텼던 소봉씨는 끝내 다음날 사랑하는 딸 소윤이와 사랑하는 남편 재문씨 곁을 떠났다.

그녀는 마지막까지 살기 위해 주먹을 꼭 쥐며 생명의 끈을 놓으려 하지 않았다. "나 숨쉬고 있나?" 남편에게 물어보며 끝까지 버티려 애썼던 안소봉씨.

17일 저녁 방송된 휴먼다큐 '사랑' - '엄마의 약속'을 본 시청자들은 모두 눈물을 흘리지 않을 수 없었다.

밀려오는 고통 속에서도 누워서 편히 잠조차 잘 수 없는 큰 고통 속에서도 딸 소윤이를 위해 끝까지 살아야 한다는 힘겨운 투병모습에 눈물로 힘차게 응원했지만 그녀는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방송이 끝난 후 시청자 게시판을 비롯해 소봉씨을 애도하는 글들이 줄을 잇고 있다.


디지털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