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외국인의 대규모 매수세에 힘입어 연중 최고치를 경신했다.

15일 코스피지수는 2.28%(41.96포인트) 오른 1885.71로 마감했다.

유가증권시장 거래대금은 전날보다 24.9% 증가한 7조3610억원으로 지난해 11월27일(7조4220억원) 이후 가장 많았다.

삼성전자LG전자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고 현대차는 연중 최고가를 기록하는 등 19개 종목이 52주 신고가를 갈아치웠다.

▶본지 5월1일자 A1면 참조

외국인은 이날 국내 주식을 쓸어담다시피 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지난 3월25일 이후 가장 많은 326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외국인은 이달 들어 2348억원어치를 사들여 작년 5월(2439억원 순매수) 이후 12개월 만에 처음으로 순매수세로 돌아섰다.

외국인의 이 같은 순매수세는 원화 환율 상승세가 이어지며 수출 기업들의 이익이 2분기에도 증가할 것이라는 전망에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환매가 예상됐던 펀드에 오히려 자금이 들어오면서 매물이 사라질 것이라는 관측도 외국인 매수세에 불을 질렀다.

특히 올초 주가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하고 대차거래를 늘렸던 외국인들이 이날 '숏커버링'(빌려 팔았던 주식을 되사서 갚는 것)에 나섰다는 지적이다.

외국인들이 집중적인 대차거래에 나선 현대차 등의 주가가 오를 경우 서둘러 상환해야 손실을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대차거래는 증권예탁결제원 등에서 주식을 빌려 판 후 보통 1년 이내에 다시 매입해 갚는 거래다.

지난 14일 현재 대차거래 잔량은 6억7443만주로 이달 들어 631만주 줄어들었으며,특히 삼성중공업(435만주) 현대차(340만주) 하이닉스(223만주) 등의 잔량이 크게 감소했다.

외국인은 또 주식 현물시장의 매물이 부족하자 현물 대신 선물도 대거 사들였다.

이날 외국인은 작년 11월29일(1만492계약) 이후 가장 많은 규모인 9303계약의 지수선물을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현물시장에 2115억원의 프로그램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대형주 상승세를 부추기는 결과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홍성국 대우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한국 관련 해외 뮤추얼펀드는 물론 국내 주식형 펀드에도 자금이 대규모 순유입되면서 저가 매수를 기다리던 세력들이 선취매에 나서고 있어 주가 상승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 같다"고 분석했다.

김재후 기자 hu@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