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의 '물가안정 우선' 발언으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퇴색되면서 채권 금리가 급등세로 돌아섰다.
원ㆍ달러 환율은 1000원 밑으로 내려갔고 원ㆍ엔 환율도 100엔당 1000원 선이 깨졌다.
24일 채권시장에서 3년만기 국고채 금리와 5년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주말보다 0.11%포인트씩 올라 각각 연 5.29%와 연 5.32%에 거래를 마쳤다.
이 대통령이 성장보다 물가를 우선하겠다는 발언의 여파로 장초반부터 채권금리가 급등세를 보였다.
주택담보대출의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91일물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도 이날 0.03%포인트 오른 연 5.33%로 마감해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사람들의 이자부담이 늘어나게 됐다.
서철수 대우증권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1000원 밑으로 떨어지는 등 외환시장이 안정세를 보였지만 채권금리가 급등했다"며 "물가안정에 무게를 두겠다는 요지의 대통령 발언으로 조기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후퇴한 게 주요인"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들은 이날 1106계약(1계약=1억원)의 국채선물을 순매도해 금리상승(채권값 하락)에 영향을 미쳤다.
한편 원ㆍ달러 환율은 전주말보다 5원90전 내린 997원20전에 마감했다.
6일(거래일 기준) 만에 1000원 선이 무너진 것.원ㆍ엔 환율도 전주말보다 7원96전 내린 998원60전에 거래를 마쳤다.
전문가들은 이날 원ㆍ달러 환율 하락에 대해 최근 정부의 시장 개입으로 환율 급등세가 주춤해지면서 조정 심리가 확산된 데다 이날 국내 증시가 상승하고 외국인도 주식을 순매수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투신권의 환헤지용 달러선물 매수가 줄어든 데다 이 대통령이 물가안정을 강조한 것도 환율 하락에 우호적인 여건을 조성한 것으로 풀이했다.
그러나 아직 추세적 하락으로 보기에는 이르다는 지적도 여전하다.
이진우 NH선물 금융공학실장은 "980~990원 선까지 조정받을 수는 있겠지만 기본적으론 달러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며 "장기적으론 다시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용석 기자 hoho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