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다코리아가 최근 판매를 시작한 신형(올 뉴) '어코드'는 이른바 8세대 모델이다.

어코드는 자동차 종주국인 미국에서 생산된 최초의 일본차로 30여년간 160개국에서 1600만대 이상 팔린 베스트셀링 카.지난해엔 미국 도로교통안전국의 정면 충돌실험에서 별 5개를 획득,안전성도 인정받았다.

새로 선보인 올 뉴 어코드는 종전 모델보다 배기량이 500cc 높아졌고 내ㆍ외부 디자인도 획기적으로 바뀌었지만 가격은 기존 모델과 동일하게 책정했다.

국내 시장 확대를 위한 공격적 마케팅 전략이다.

혼다는 신형 어코드를 앞세워 올해 9000대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힘찬 디자인

외관에선 힘이 느껴진다.종전 모델보다 전장이 80mm,전폭이 25mm,축거(앞뒤 바퀴간 거리)가 60mm 각각 커진 덕분이다.'6포인트 프런트 그릴'이 적용돼 세련된 분위기가 배어났다.헤드램프는 '메탈-윙' 컨셉트다.역동적이고 고급스러운 느낌을 주기에 충분하다.

차량 옆 면은 마치 조각칼로 다듬은 것 같다.강인한 라인이 추가돼 얼핏 보면 스포츠카로 착각할 정도다.남성적인 모습의 후미는 BMW를 닮았다.후미에는 골프 가방 4개를 충분히 실을 수 있을 정도의 넓은 트렁크 공간이 숨어있다.

실내 좌석 공간은 더욱 넓어졌다.5명이 넉넉하게 앉을 수 있다.센터페시아(오디오가 있는 중앙 부분)엔 '실버 메탈릭 패널'이 적용돼 고급스럽고 쾌적한 느낌이다.운전석에 앉으면 일반 차량보다 훨씬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다.'슬림형 A필러'를 사용했기 때문이다.

◆성능과 편이성

핸들을 잡으니 부드럽게 돌아갔다.특히 고속 주행 때와 비교할 경우 주차할 때 핸들이 더욱 민감하게 반응했다.고속과 저속 주행,주차 때 각각 달리 반응하는 'VGR 스티어링 시스템' 덕분이다.코너를 돌 때도 안정감이 느껴졌다.엔진과 연료 탱크의 위치를 종전 모델보다 18mm 낮게 설계했기 때문이다.뒷좌석 승차감도 종전 모델보다 훨씬 개선됐다.

최고 출력은 275마력,최대토크는 34.9kgㆍm다.차세대 가변 실린더 제어 기술(VCM)이 적용됐다.6기통으로 주행하다 완만하게 가속하거나 정속 주행을 할 경우엔 3기통 또는 4기통으로 전환,연료 소모를 최소화해주는 장치다.충돌 상황에서 충격을 효과적으로 분산해주는 'G-콘' 기술이 탑재됐다.자동 5단 변속기를 갖췄다.

실내에서 소음이나 진동은 별로 느껴지지 않았다.전형적인 일본차의 특징이다.엔진 진동을 효과적으로 줄여주는 '사이드 마운트 시스템' 덕분에 운전이 더욱 편안해졌다는 게 혼다 측 설명이다.

◆높은 가격경쟁력

어코드는 2004년 국내 출시 이후 지난해 말까지 총 4926대가 판매됐다.혼다코리아가 수입차 시장에서 선두권으로 진입하는 데 견인차 역할을 한 것도 바로 어코드 모델이다.

혼다코리아는 성능을 높인 신형 어코드를 내놓으면서 3.5ℓ급 가격을 3940만원(부가세 포함)으로 책정했다.다만 고객이 2.4ℓ 모델을 선택하면 이보다 500만원 낮춰 판매한다.동급 모델을 놓고 비교해 보면 수입차뿐만 아니라 국산차와도 충분히 경쟁할 만한 가격대다.특히 연비가 ℓ당 9.8~10.9km로 경쟁 차종보다 뛰어난 편이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