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지수가 7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23일 1770선까지 후퇴했다.

지난 1일 장중고점(2085.45) 대비 313포인트(15%)나 떨어졌다.

미래에셋 펀드매니저가 선행매매를 했다는 악성루머가 이날 시장을 짓눌렀다.

증시 분석가들은 지난 8월 급락 후 곧바로 반등했던 모습은 당분간 기대하기 힘들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미국발 금융불안이 가시지 않았고 외국인이 연일 매물을 쏟아내는 등 수급상황도 여의치 않아서다.

일각에선 조정장세가 내년 1분기까지 계속될 것이란 전망도 있다.

다만 최근 가격조정이 지나친 측면이 있어 단기 반등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증시 중기조정 들어가나

임정석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지난 8월 폭락 후 급반등했던 상황과 지금 증시 여건은 다르다"며 "증시가 중기조정 국면에 진입했다"고 주장했다.

임 팀장은 "내년 기업의 이익전망이 밝긴 하지만 경기선행지수가 정점을 지나 하강국면에 접어들어 이익추정치가 점차 하향조정될 가능성이 크다"며 "내년 1분기까지는 조정이 계속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단기 급락에 따른 기술적 반등은 기대할 수 있겠지만 내년 초 코스피지수가 1600선까지 추가 하락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오현석 삼성증권 투자정보파트장은 "지수가 1800선 이하로 떨어지면서 가격조정은 충분히 된 상황"이라며 "다음 주 미국증시가 큰 이슈없이 지나갈 경우 국내 증시도 반등을 모색하겠지만 미국 등 글로벌증시의 불안이 지속된다면 추가 하락의 여지는 남아있다"고 말했다.

김학균 한국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중국 관련 주도주의 상승체력이 떨어진 상황이어서 단기간 기술적 반등 이후 연말까지 횡보장세가 예상된다"며 "다만 내년 상반기 증시전망은 아직 밝아서 중장기로 보면 연말까지 저가매수 기회를 노릴 수 있다"고 주장했다.

◆신흥시장 자금유입도 주춤

한국을 비롯한 신흥증시로의 매수세 유입에도 브레이크가 걸렸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 관련 해외 뮤추얼펀드로 158억달러의 자금이 순유입됐지만 이달 들어 지난 21일까지 15억달러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특히 지난 8일부터 1주일간 글로벌이머징마켓(GEM)펀드,아시아펀드(일본제외),퍼시픽펀드 등 한국 관련 해외펀드에서 62억달러가 순유출됐다.

최근 3개월간 가장 큰 규모다.

황금단 삼성증권 연구위원은 "최근 1주일간 한국 관련 펀드로 14억달러가량 순유입됐지만 아직 불확실성이 투자심리를 억누르고 있어서 자금유출이 완전히 진정됐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 금융회사의 손실 확대 우려와 미국 경기 경착륙에 대한 경계심이 누그러져야 해외 뮤추얼펀드에서 의미있는 자금유입 반전이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민상일 한화증권 연구위원은 "외국인의 순매도 기조에 변화가 오려면 글로벌 금융시장의 안정이 선행돼야 한다"며 "당분간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의 매매기조는 매도 규모를 소폭 줄이는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