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전문점 하이마트는 지난 5월부터 전국 250개 매장에서 같은 시간에 동일한 음악을 틀어주고 있다.

특히 광고에 사용되는 '∼하이마트로 가요' CM송을 자주 틀어 라디오 광고 이상의 브랜드 마케팅 효과를 보고 있다.

그동안 독특한 CM송으로 인지도를 높여온 것을 매장에서 재활용하는 셈이다.

하이마트 관계자는 "매장 음악 서비스를 통해 소비자에게 통일된 이미지를 심어주고 있다"며 "매출 향상과 인지도 제고에 적잖은 도움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유통업체들이 개성적인 매장 음악 서비스를 통해 마케팅 차별화에 나서고 있다.

매장 음악은 소비자에게 편안함을 제공하는 동시에 쇼핑의 지루함을 달래주는 촉매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특정 음악을 반복해 틀어줌으로써 음악과 매장의 연관성을 높이고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되는 것도 매장 음악의 장점으로 꼽힌다.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을 찾은 쇼핑객에게 익숙한 노래가 나올 때 공간 친화력이 생긴다"며 "매장에서 빠른 템포의 음악이 나오면 소비자의 걸음걸이가 빨라지고 물건 고르는 태도가 적극적으로 바뀌는 등 구매 행위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다"고 설명했다.

롯데백화점 명품관 에비뉴엘은 호텔이나 연회장에서 주로 사용하는 음악을 편곡한 그룹 디사운드의' 리얼네임'같은 '라운지 음악'으로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자아낸다.

10대 후반부터 30대 초반이 주요 이용객인 영플라자에서는 원더걸스의 '텔미' 등 최신 유행곡으로 경쾌한 분위기를 낸다.

현대백화점 신촌점의 영라이브 매장에서도 젊은 층을 겨냥,경쾌한 댄스음악을 주로 내보낸다.

주차장이 있는 지하층에는 자연의 소리같이 상쾌한 음악을 튼다.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점은 개점 이후 22년째 개장 음악은 독일의 오페라 작곡가 마이어베어의 '대관식',폐장 음악은 프랑스 폴 모리아 악단의 연주곡 '아리랑'을 들려준다.

현대백화점 관계자는 "소비자의 연령대,사회적 이슈,날씨 등을 고려해 매장 음악을 선곡한다"며 "특히 비가 오거나 눈이 오는 날은 음악으로 감성을 자극해 간접적으로 매출 확대를 꾀한다"고 말했다.

신세계 이마트는 시간대별로 차별화된 매장 음악을 선보이고 있다.

오전 시간대에는 주로 상쾌한 팝송을,야간 시간대에는 올드팝송이나 드라마 음악 등 귀에 친숙한 음악을 틀어준다.

롯데마트도 피크타임인 저녁 시간대에 경쾌한 댄스음악을 틀어 소비자들의 원활한 구매 흐름을 유도한다.

주로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 위치한 GS마트는 주부들이 장보는 오후 4∼7시에 편안한 386가요 및 30ㆍ40 세대가 선호하는 음악을 제공한다.

반짝 세일 때는 소비자 회전율을 높이고 구매 욕구를 자극하기 위해 템포 빠른 댄스 리믹스 음악을 집중 배치한다.

대부분의 백화점은 사내 방송국에서 자체적으로 매장 음악을 선곡해 틀어주고 있다.

대형마트와 전자전문점 등은 매장 음악 서비스 전담 업체와 계약을 맺고 음악을 내보내고 있다.

블루코드 KT샵케스트 멜론비즈(SK텔레콤) 등 매장음악 업체는 소비자의 특성과 구매 시간,기후 조건 등을 고려해 음악을 선정한다.

블루코드 관계자는 "유통업체들이 전에는 단순히 매장 분위기만 고려해 매장음악을 틀어줬으나 최근에는 매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음악 마케팅 차원에서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진수 기자 tru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