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지수가 나흘만에 숨고르기에 나선 가운데 최근 '반란'을 일으켰던 IT와 은행, 자동차 등이 개별 종목들을 중심으로 선전을 펼치고 있다.

30일 오전 10시16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는 현대차기아차, 현대모비스가 3~4%대의 강세를 시현하고 있고, LG필립스LCD삼성SDI, 삼성테크윈, 우리금융, 신한지주, 기업은행 등도 소폭이나마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이익 개선 속도는 느리지만 밸류에이션 매력을 보유하고 있는 이들 '하위타선' 선수들이 힘을 내면서 일부 종목에 편승해 상승세를 이어온 시장의 부담을 다소 줄여주고 있다는 분석이 잇따르고 있다.

일각에서는 주도주 교체 가능성이 제기되기도 했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하위타선의 분발이 추가적인 상승의 원동력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선 긍정적이지만, 그래도 주도권은 기존의 주전선수들이 계속 가져갈 것이라고 판단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실적 개선 속도가 빠른 중국 수혜주를 중심으로 상위타선 선수들이 지금까지 시장을 이끌어왔지만, 몇몇 소수 종목에만 상승세가 편중돼 있었다는 점에서 시장의 부담감이 계속 커져온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주전 선수들의 체력이 떨어질 경우 시장이 큰 충격을 받을 수도 있기 때문.

하지만 최근 유통과 IT, 은행, 자동차주 등 하위타선으로 매기가 확산되면서 상승 흐름이 선순환하기 시작한 것은 지수의 추가적인 상승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신영증권 이승우 연구원도 "증시의 저변을 넓힌다는 점에서 이들 소외주의 반란이 긍정적이긴 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후발 주자들이 기존 주도주의 메리트를 뛰어넘기는 어렵다는 점에서 시장의 기조 자체를 바꾸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IT와 자동차의 경우 증시를 주도하기 위해선 미국의 소비와 경기 문제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은 여의치 않다는 설명이다.

쉽사리 안정되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 국제유가 등이 미국의 소비와 고용경기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판단.

따라서 이들이 중국의 성장성에 근거한 수혜주들이나 자통법을 배경으로 새로운 성장주로 떠오르고 있는 증권주 등의 투자 메리트를 뛰어넘기는 요원해 보인다고 평가했다.

이 연구원은 "이들 소외주의 밸류에이션 자체가 워낙 낮은 수준까지 하락해 있다는 점에서 치고 빠지는 식의 단기적인 대응보다는 조금씩 사서 묻어둔다는 생각으로 장기 투자하는 전략이 바람직해 보인다"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의 서동필 연구원 역시 "IT와 은행주들의 시세 분출로 주도주 교체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지만, 새롭게 매력이 부각될만한 변화가 없었다는 점에서 게임은 기존의 주전선수들이 계속 이끌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워낙 주가가 낮아 손해는 보지 않을 것이란 생각에 매수세가 유입되고 있지만, 환율과 유가의 움직임은 여전히 불안하고 은행도 증시 활황으로 자금줄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 등에서 IT나 은행이 주도권을 잡기는 힘들 것이란 설명이다.

서 연구원은 "기관이 팔아치운 주도주들을 외국인이 소화하기 시작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매수 주체는 달라질 수 있어도 주도주는 살아있다"고 판단했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