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화의 새로운 길을 모색해 온 작가 정종미 김선두 김덕용 박성태 등 4명이 선화랑의 '오늘의 작가 4인'전에서 뭉쳤다.

이들은 한국화에 뿌리를 두고 뜨거운 실험정신을 펼쳐보이지만 작업에선 각기 다른 조형세계를 펼쳐 보이는 중견 작가.

화랑 4개 층을 개인전 형식으로 꾸민 이번 전시에는 한국적인 미감을 서로 다른 현대적 기법으로 표현한 '퓨전한국화' 40여점이 걸린다.

미술시장에서 주목을 받으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이들의 작품을 통해 한국화 시장의 잠재성과 방향성을 탐색해 볼 수 있는 자리다.

2001년 '이중섭미술상'을 받은 정종미씨는 천연안료로 한지나 천에 전통산수화와 여인을 그린 근작 '종이부인'시리즈 10여점을 내놓았다.

그의 '보자기 부인'은 깊고 질긴 한지의 물성을 닮은 한국의 여인상을 전통 오방색으로 채색한 작품이다.

김선두씨는 고향인 전남 장흥에 대한 '속살'을 이야기하듯 그리는 작가.

문학의 서사성을 반영하기 위해 한 화면에 바탕그림과 몇 개의 작은 그림을 함께 배치한 '옴니버스'형식을 채용했다.

이번 전시에서는 수묵보다 채색을 위주로 한 색상 배합과 선묘를 통해 공간을 리드미컬하게 구성한 신작들을 만날 수 있다.

박성태씨는 알루미늄이나 스테인리스로 된 그물망을 이용해 말이나 인체를 한국화의 감성으로 묘사한 작품을 보여준다.

김덕용씨는 한옥의 대문,문짝 등 낡은 목재 배경에 인물을 그려넣음으로써 '한국미에 관한 물성과 회화성'을 담은 작품을 펼쳐보인다.

선화랑의 김창실 대표는 "한국화도 새로운 변화를 모색하면 시장에서 인정받을 수 있다"며 "이번 전시를 계기로 한국화 시장이 더욱 탄탄하게 성장하는 새로운 변곡점이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22일까지.(02)734-0458

김경갑 기자 kkk10@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