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해체 전문회사인 현암건설산업㈜의 박기찬 사장(48)은 골프를 처음 배우려는 사람들에게 '빈 스윙'으로 먼저 스윙 폼을 만든 뒤 볼을 치라고 권한다.

스윙이 어느 정도 완성된 뒤에 볼을 치기 시작하면 금방 실력이 는다는 것이다.

박 사장은 연습장을 자주 찾는 스타일이 아니다.

그보다는 집에서 거울을 보면서 '빈 스윙' 연습을 꾸준히 하고 있다.

"하루 수백개씩 몰아서 공을 치는 연습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연습장에 등록해봐야 빠지는 날이 많아요.

그러나 집에서는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연습스윙을 합니다.

그러면 감각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1999년 골프를 시작한 박 사장은 1년여 만에 첫 '싱글 스코어'를 냈다.

당시 80타대 중반 정도를 치다가 서원밸리GC에서 76타를 기록하며 '싱글'에 입문했다.

이후 2년 정도 80∼90타를 오고가다가 완벽한 70타대에 진입했다.

그의 장기는 퍼팅과 어프로치샷.동반자들은 그의 쇼트게임에 두 손,두 발 다 들곤 한다.

"그린에 올라가면 볼과 홀 사이의 라인만 보지 않고 그린 전체의 라인을 봅니다.

넓게 봐야 오르막,내리막을 더 잘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쇼트퍼팅은 약간 비스듬히 서서 볼과 홀을 보면서 퍼팅하는 것이 편안합니다."

어프로치샷을 할 때는 하체 고정에 신경을 쓴다.

임팩트할 때의 타점이 일정해야 하고 거리가 정확해야 하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1998년 서울 용산구 청년부 씨름대회에서 우승했을 정도로 기초 체력이 튼튼하다.

주말에는 축구도 즐긴다.

골프 실력에 비해 베스트 스코어가 아주 높다는 질문을 자주 받는다.

"챔피언티에서도 이븐파를 자주 치지만 언더파는 잘 안 나오네요.

저와 스크래치플레이어인 한 친구는 100타를 넘게 치는 초보자들을 가르치기 위해 서서울CC로 라운드 나갔다가 8언더파를 치고 왔어요.

'이렇게 치는 거야' 하면서 어프로치샷을 하면 그냥 홀에 붙고 '이렇게 손을 쓰지 말고 어깨로 퍼팅하는 거야' 하면 그냥 버디가 됐다는군요.

저에게도 그런 날이 오겠지요."

그는 2001년에 첫 홀인원을 해봤다.

홀인원이 사업에 도움이 됐느냐고 묻자 그는 "홀인원 덕을 봤습니다.

수주가 전년도에 비해 100%가량 늘었으니까요.

그 뒤로 해마다 매출이 늘면서 회사가 성장했습니다"라며 웃었다.

"가끔 연습장에 가면 이런저런 시도를 많이 해봅니다.

볼을 오른쪽에 놓고 드라이버를 쳐보기도 하고 바로 코킹해서 쳐보기도 하고….새로운 시도를 하다보면 나중에 이것들이 결합되어 자기것이 됩니다.

한 가지 스윙에 연연하지 말고 다양한 연습을 해보시기 바랍니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