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고군분투하고 있는 중소 수출업체들의 사기를 북돋기 위해 산업자원부와 한국무역협회,한국경제신문이 공동 제정한 '한국을 빛낸 이달의 무역인상'의 2회 수상자로 아이디폰의 엄현덕 사장과 클라쎄의 김병원 사장이 선정됐다.

이들은 뛰어난 기술력과 발빠른 영업전략을 앞세워 '수출 한국'의 위상을 높인 점을 인정받았다.

시상식은 27일 서울 삼성동 무역센터에서 이희범 무역협회 회장과 오영호 산업자원부 차관,이계민 한국경제신문 주필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엄현덕 아이디폰 사장

평범한 직장인이던 엄현덕 사장이 사업가로 변신한 건 1999년 3월이었다.

10년 이상 몸담은 LG산전(현 LS산전)의 신용카드 조회기 사업부문을 '종업원 기업 인수(Employee Buy OutㆍEBO)' 형태로 인수한 것.하지만 주력사업인 POS(판매시점관리 시스템) 시장의 가격경쟁이 격화되면서 아이디폰은 창업 3년 만에 존폐의 기로에 서게 된다.

엄 사장이 찾은 돌파구는 해외시장이었다.

우선 신용카드 조회기의 기능을 끌어올리는 동시에 POS 중심의 사업군을 보안 장비 및 유비쿼터스 분야로 확대했다.

그 결과 900메가헤르츠(Mhz) 제품을 시작으로 수출길이 열렸다.

아이디폰은 2002년 '100만불 수출 탑'을 시작으로 2005년 '300만불 수출 탑',2007년 '500만불 수출 탑'을 잇따라 수상했다.

엄 사장은 '무선 통장 인쇄기'와 'PVR(개인영상 재생기)' 등 새로운 아이템을 통해 국내는 물론 해외시장에 또 다시 도전한다는 구상이다.

엄 사장은 "내년 1000만달러 수출을 달성한 뒤 2010년에는 수출액을 2500만달러로 끌어올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병원 클라쎄 사장

김병원 사장은 4년 전 보석업체인 클라쎄를 설립하면서 한국과 미국시장을 '버리는' 쉽지 않은 결단을 내렸다.

국내는 가장 '잘 아는' 시장이지만 소비침체 때문에 성공하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고,미국은 최대 시장이지만 극심한 경쟁과 높은 진입장벽 때문에 자리 잡기 힘들다고 판단한 것이다.

대신 중동에 눈을 돌렸다.

'오일 달러' 덕분에 보석 수요도 많고 자금 회수도 잘된다는 이유에서다.

주력제품은 '14K 금'보다 부가가치가 높은 '18K 금'을 택했다.

대부분 보석업체들이 직접 제작한 시제품을 갖고 바이어를 만나지만,김 사장은 디자인 도안만 들고 다니며 현장을 누볐다.

결과는 대성공. 개발비를 절약하는 동시에 재고 부담도 덜 수 있었고,바이어들은 직접 고른 디자인으로 제작된 제품을 얻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수출물량은 창업 첫해인 2003년 90만달러에서 2004년 130만달러로 확대됐고,유럽시장 공략이 본격화된 2005년에는 310만달러로 두 배 이상 확대됐다.

올 들어선 7월까지 벌써 400만달러어치를 해외에서 팔았다.

오상헌 기자 ohyea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