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경제연구원은 15일 내놓은 '중소기업 금융의 실상과 개선방안' 보고서에서 "중소기업에 대한 은행들의 대출 비용이 많고 자본금 적립부담이 상대적으로 커 선진국에서는 이미 은행들의 중소기업 대출이 위축되는 추세"라며 "앞으로 투자은행들이 중소기업을 상대로 금융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연구원은 풍부한 시중 유동성을 배경으로 중소기업 대출이 전체 기업 대출의 88%를 차지하는 등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지만 제조업이 아닌 부동산 및 건설업,일부 우량 중소기업에만 집중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로 인해 벤처기업 투자가 위축되고 유망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공급이 원활히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연구원은 또 중소기업 자금지원이 은행 등 간접금융 위주로 이뤄지고 있어 자본시장을 통한 직접금융 비중이 상대적으로 낮다고 지적했다.
중소기업이 발행한 회사채가 전체 회사채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1%에 불과했다.
연구원은 "간접금융을 통한 중소기업 자금 지원은 이제 한계에 도달했다"며 "기업과 거래 금융회사 사이의 관계금융(relationship banking)이 확립될 수 있는 새로운 금융방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한 기업정보가 원활히 제공돼 금융회사가 거래 기업의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할 수 있어야 한다고 연구원은 강조했다.
연구원은 또 투자은행이 창업 단계에서부터 성장 및 성숙단계에 이르기까지 단계별 영업활동에 대해 적절한 금융서비스와 경영자문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고 밝혔다.
박덕배 현대연 연구위원은 "투자은행업 활성화가 중소기업 금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도록 정부가 유도해야 한다"며 "우량 벤처기업 탄생과 성장을 유기적으로 도울 수 있는 벤처캐피털 대형화를 유도하고 이들에 대해서도 자본시장통합법상의 금융투자회사로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황경남 기자 knhw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