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을 하고 레슨도 받아보지만 스코어는 제자리다.
스스로도 '골프 지진아'라고 자조할 정도.이런 '지진아' 수준의 골퍼가 전국 아마추어 골프대회에서 우승을 꿈꾼다면 대부분 '정신 나갔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그 꿈을 이룬 주말 골퍼가 있다.
IT전문회사인 ㈜에이씨엠의 최성욱 사장(49)이다.
그는 지난해 '조니워커클래식 아마추어챔피언십'에서 우승했다.
최 사장이 골프에 입문한 것은 1987년.10년이 지나도 스코어는 90타대를 벗어나지 못했다.
"연습도 하지 않고 라운드도 자주 안 했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저는 10년 동안 연습도 많이 하고 레슨도 꾸준히 받았어요.
라운드도 월 3∼4회 했고요.
그런데도 왜 그리 스코어가 줄지 않던지…."
최 사장은 1996년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사업을 준비하던 중 골프를 한번 제대로 배워보자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석 달간 호주로 골프 유학을 떠났다.
그레그 노먼과 함께 선수생활을 한 오지 무어 프로로부터 집중적으로 레슨을 받았다.
그는 석 달간 배우고 온 뒤 6개월가량 필드에 나가지 않고 연습장에서 스윙연습을 했다.
그 결과는 놀라웠다.
이듬해인 1997년부터는 80타대를 거치지 않고 바로 70타대로 들어갔다.
그는 무엇을 배운 것일까.
"스윙을 리듬있고 간결하게 해야 한다는 걸 배웠습니다.
스윙을 쉽게 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코킹이든 헤드업이든 복잡하게 생각지 말고 그냥 자연스럽게 하라는 겁니다.
이를 위해 프로들의 스윙과 제 스윙을 비디오를 통해 분석해주더군요.
100일 정도 집중적으로 배워온 뒤 계속 반복 연습을 했습니다."
최 사장은 호주로 가기 전 평균 드라이버샷 거리가 260야드였으나 '제대로 된 스윙'을 배운 뒤에는 290∼300야드를 넘나들게 됐다.
"백스윙을 크게 해 '오버 스윙'으로 만든 꼬임보다 하체를 잡고 어깨만 틀어주는 꼬임이 더 낫습니다.
백스윙은 짧게 하면서 폴로스루를 크게 하는 것이 거리도 더 나고 방향성도 좋아지더군요.
말하자면 정확한 임팩트가 중요합니다."
그는 정확한 임팩트를 위해 연습장에서 볼을 치고 난 뒤 클럽페이스의 볼 자국을 매번 확인한다.
특히 초보자들의 경우 라운드를 하면서 스코어에 연연해하지 말고 '오늘 내가 의도한 샷'이 몇 개 나왔는지 계산하라고 조언했다.
연습한 대로 샷이 됐는지 체크하다 보면 어느 순간 스코어가 뚝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는 또 '싱글' 진입을 노리는 골퍼들에게는 "한 라운드에서 '레귤러 온'을 몇 개 했는지 세보세요.
8개 이상만 하면 그날 스코어가 좋지 않더라도 '싱글' 실력자 입니다"라고 덧붙였다.
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