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이 엄두 못내는 해외증시ㆍ유전ㆍ광산 등 투자

2가구 중 1곳 이상 적립식 계좌 보유 '확산 일로'

간접투자 열풍 주가상승 견인 '선순환 고리' 역할

펀드가 재테크 지도를 바꾸고 있다.

주식과 부동산에서 펀드로 눈을 돌리는 투자자들이 급속히 증가하고 있는 것.적립식펀드의 규모는 지난 3월 30조원을 넘어섰다.

주식형펀드도 50조원을 넘어서면서 증시의 탄탄한 안전판 역할을 하고 있다.

펀드 열풍은 주식시장에 더 많은 자금을 끌어들여 증시의 상승을 이끄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었다.

펀드의 확산은 개인들의 재테크 방식이 직접투자에서 간접투자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간접투자는 개인투자자들의 소위 '전방위 재테크'를 가능하게 하고 있다.

해외증시,해외부동산,석유 광산 등에 대한 투자는 개인투자자가 엄두도 못 낼 투자영역이다.

그러나 펀드를 통해 이런 분야에 대한 투자를 할 수 있게 되면서 개인들의 투자영역에 새로운 지평이 열리고 있는 것이다.

◆두 집 중 한 곳은 적립식펀드 가입자

펀드 돌풍의 주역은 적립식 펀드였다.

자산운용협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현재 적립식펀드 판매잔액은 30조4140억원을 기록했다.

적립식펀드는 2005년 9월 10조원을 돌파하더니 6개월 만인 지난해 3월 20조원을 넘어섰고 1년 만에 다시 30조원을 돌파했다.

적립식펀드의 74.8%인 22조7232억원은 주식형펀드다.

그러나 최근에는 해외리츠나 실물에 투자하는 펀드들도 생겨나면서 투자대상도 다양화되고 있다.

해외리츠 등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의 규모는 이미 3조원을 넘어섰다.

적립식 펀드의 계좌수는 828만6000계좌나 된다.

이는 국내 전체 가구수(1598만가구)의 절반이 넘는 숫자다.

두 집 중 한 집 이상은 적립식펀드 계좌를 보유하고 있는 셈이다.

◆세계는 넓고 투자할 곳은 많다

펀드 가입자가 이처럼 급증하는 것은 간접투자의 위력 때문이다.

또 적립식펀드를 통해 투자시점에 대해 고민 없이 매월 소액을 편리하게 투자할 수 있게 된 것도 펀드 확산에 일조했다.

펀드는 투자자가 투자할 금액을 해당 분야의 자산운용사에 일임하고 자산운용사의 회사가 발행하는 수익증권을 사는 것이다.

투자자가 직접투자를 하려면 경제의 전반적인 흐름을 파악해야 하고 다양한 관련 지식도 있어야 한다.

그러나 간접투자는 투자에 대한 전문적인 지식과 경험을 가진 자산운용전문가가 투자자를 대신하기 때문에 직접투자와 같은 지식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또 투자자가 낸 소액 자금은 펀드를 통해 거대한 자금으로 뭉쳐져 운용되기 때문에 수익을 낼 확률이 그만큼 높다.

이와 함께 대규모 자금은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되기 때문에 직접투자에 비해 훨씬 안전하다.

이런 특성 때문에 투자자들은 안방에 앉아서 국내 증시는 물론 미국 일본 동남아 유럽 등 세계 각국의 증시에 투자를 할 수 있다.

중국 인도 등 신흥시장에 분산투자할 수 있고 신흥시장과 선진국에 동시에 투자할 수도 있다.

일본은 물론 아시아지역의 부동산 투자도 가능하다.


◆펀드도 진화한다.

펀드의 투자대상이 점차 다양화되면서 진화된 형태의 펀드가 나오고 있다.

특정 종목이 아니라 특정 지수에 투자해 수익을 내는 인덱스펀드나 계량모델을 활용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수익률을 극대화하는 퀀트펀드도 등장했다.

최근에는 특정 업종이나 테마에 투자하는 섹터펀드에서 다양한 상품들이 개발되고 있다.

IT(정보기술) 헬스케어 농업 소비재 등 특정 산업에 투자하는 펀드가 인기를 끌자 명품기업에 투자하는 럭셔리펀드,여성관련 기업에만 투자하는 쉬&스타일펀드 등도 새롭게 선을 보였다.

요즘에는 탄소 물 광물 석유 등 유·무형 자원에 투자하는 섹터펀드들이 등장하고 있다.

수자원 관련 기업에 투자하는 물펀드,유전에 투자하는 석유펀드 등이 대표적이다.

복수의 테마종목에 분산 투자하는 펀드 등 한 펀드 내에서 다양한 대상에 투자하는 펀드도 나오고 있다.

김태완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