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 시대 한량들이 기생집에서 하지 말아야 할 다섯 가지가 있었다.

'기생의 약속을 믿지 말고,꽃을 선물하지 말라. 마누라 자랑 말고,문자 쓰지 말라.또 집안의 열녀나 효녀 자랑을 하지 말라.'이것이 바로 '기방오불'(妓房五不)이다.

'엽기 조선풍속사'(이성주 지음,추수밭)에는 이처럼 흥미로운 옛날 얘기가 가득하다.


지난해 나온 '엽기 조선왕조실록'의 후속편.조선시대 보통 사람들의 생활상과 애환을 익살스런 문체로 담아낸 대중 역사서다.

조선시대에도 이혼이 있었을까?

제안대군이 성종에게 이혼 허가를 받기 위해 아내에게 레즈비언이란 누명을 씌워야 했을 정도로 양반층의 이혼은 불가능했다.

그러나 평민들 사이에서는 독특한 합의이혼제도가 있었다.

이혼한 부녀자가 서낭당에 어슬렁거리면 처음 본 남자는 그 여자를 데려가야 한다는 습첩제도.이것이 인생 역전의 '로또'가 되기도 했다.

일식이 일어나면 왕과 대소신료들이 소복을 입고 근정전에 모여 큰북을 치면서 '태양아 돌아오라'고 고함을 지르던 얘기,한여름 무더위를 견디기 위해 상투의 '속알머리'를 파내고 시치미 뚝 떼는 선비들 얘기 등도 재미있다.

285쪽,1만1000원.

고두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