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위 철강업체인 포스코와 1위 업체인 아르셀로-미탈이 인도의 같은 도시에 제철소를 건립,인도시장 선점을 위한 '정면 승부'를 벌이게 됐다.
포스코가 작년 6월부터 총 12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 건설에 착수한 지역인 오리사주에서 아르셀로-미탈도 제철소 건설 프로젝트를 조만간 확정짓기로 했다.
21일 철강업계에 따르면 인도 현지 신문인 '더 타임스 오브 인디아'는 최근 아르셀로-미탈이 인도 오리사주 주정부와 연산 1200만t 규모의 일관제철소 건설을 위한 MOU(양해각서)를 체결할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투자 규모는 총 4000억루피(약 89억달러).공장 건설 지역은 오리사주 게온즈하르 군(Keonjhar district)의 파트나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아르셀로-미탈은 우선 2200억루피(약 49억달러)를 투자,2010년부터 1단계 제철소 가동에 나설 계획이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아르셀로-미탈의 락시미 미탈 회장이 지난 7월 인터뷰를 통해 "인도 동부 지역에서 제철소를 건설하겠다"고 밝혔던 내용을 구체화하고 있는 것.
세계 굴지의 철강사들이 이처럼 오리사주로 몰려드는 것은 이곳의 풍부한 철광석 매장량 때문이다.
오리사주의 철광석 매장량은 50억t으로,100억t으로 추정되는 인도 전체 매장량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다.
아르셀로-미탈이 같은 지역에 제철소를 짓는 것에 대해 포스코는 공식적으로는 '개의치 않는다'는 입장이다.
포스코 관계자는 "현재 인도의 인구는 8억명이 넘지만 조강(쇳물) 생산량은 우리 나라보다 20% 이상 적은 3500만t에 불과하다"며 "인도 철강 시장의 성장성이 매우 큰 점을 감안하면 아르셀로-미탈이 오리사주에 진출해도 우리 회사의 프로젝트는 별 영향을 받지 않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도 시장에서 경쟁자가 출현하게 되고,특히 아르셀로-미탈의 락시미 미탈 회장이 인도인이라는 점 등은 분명 포스코에 부정적인 요인이지만 잇따른 제철소 건설로 철강 생산이 늘어나면 수요산업도 기대보다 빨리 증가하는 등 시너지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포스코는 내심 자신감도 내비치고 있다.
아르셀로-미탈은 제철소를 직접 건설하지 않고 인수·합병(M&A)을 통해 성장해 왔다.
반면 포스코는 포항제철소와 광양제철소를 직접 건설한 노하우를 충분히 갖고 있기 때문이다.
또 오리사주 철광석은 아연 알루미늄 등 불순물 함량이 높은 점도 원가경쟁력 측면에서 포스코에 유리한 요인이다.
오리사주 철광석은 기존의 고로(용광로)에서 사용할 경우 이 같은 불순물 제거에 필요한 추가 비용이 발생한다.
하지만 포스코는 인도제철소에 세계 최초로 파이낵스 공법을 도입,오리사주 철광석을 사전 가공하지 않고 곧바로 사용할 수 있다.
포스코 관계자는 "무엇보다 우리 회사는 아르셀로-미탈보다 1년반 정도 앞서 오리사주 제철소 건설 사업을 시작한 만큼 여러가지 측면에서 선점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상열 기자 mustaf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