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 이벤트들을 앞두고 부담감을 이기지 못한 증시가 반등 하루만에 급락했다.

일부 증시 전문가들은 만기일 이후 주가 상승에 대비해 저가매수에 나설 것을 권고하고 있지만 주식시장은 좀처럼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12일 코스피 지수는 13.75P(0.99%) 떨어진 1376.98을 기록, 60일 이동평균선(1381P)을 하회했다.코스피 지수가 1370대로 내려앉은 것은 지난달 6일 이후 처음이다.

코스닥도 597.46으로 12.57P(2.06%) 하락하며 한달여 만에 600선을 내줬다.

전날 뉴욕 증시가 상승 마감했다는 소식에도 불구하고 美 FOMC 회의와 선물옵션동시만기를 앞둔 탓에 얼어붙은 투자심리는 좀처럼 풀리지 않았다.

반등하는 듯 했던 환율이 내림세로 돌아서며 시장을 압박했고 오후 들어 기관의 매도 물량이 부쩍 늘어나며 지수 낙폭이 커졌다.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57억원과 352억원 어치 주식을 사들였으나 투신과 연기금을 중심으로 한 기관은 1858억원 팔자 우위를 나타냈다.

선물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3000계약 넘게 팔아치웠고 프로그램은 차익거래를 중심으로 456억원 순매도를 기록했다.

철강금속과 운수장비를 제외한 전 업종이 하락했다.특히 운수창고(-3.14%) 종이목재(-3.12%) 전기가스(-2.73%)의 낙폭이 컸다.

삼성전자가 한때 60만원 아래로 밀려나는 등 주요 기술주들이 약세를 면치 못했다.LG필립스LCD는 업황 부진에 공정위의 가격담합 조사 소식까지 더해지며 4% 넘게 하락, 52주 신저가를 경신했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 중 현대차 KT 신세계 등은 선전했다.POSCO는 29만7000원으로 4000원(1.37%) 올라 30만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국민은행 외환은행 기업은행 등 은행주들이 줄줄이 내렸다.전날까지 9일 연속 상한가 행진을 이어오던 KCTC는 돌연 하락 반전해 하한가로 곤두박질쳤다.

코스닥 시장에선 시가총액 상위 10위내 종목들이 모조리 떨어졌다.외국계 창구로 매물이 출회된 LG텔레콤이 5.65% 밀렸다.반면 포스데이타는 거래량이 급증한 가운데 이틀째 강세를 이어갔다.

전날 장 마감 후 보고사모투자펀드를 대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키로 했다고 공시한 레인콤이 6% 남짓 급락했다. 팬택 계열의 워크아웃 추진 소식에 도움과 엠텍비젼 유아이엘 등 관련 부품주들이 부진한 흐름을 이어갔다.
반면 윈도비스타 관련주인 제이씨현은 3일 연속 가격 제한폭까지 오르는 저력을 보여줬다.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 시장에서 주식값이 오른 종목은 391개에 불과해고 하락 종목 수는 1277개에 달했다.

교보증권 이우현 연구원은 "거래량이 늘어나지 않았다는 점에서 주가 하락에 큰 의미를 부여할 순 없으나 당분간 추가 하락 압력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는 "기관의 현물 매도가 만기 청산시 저가매수에 나서기 위한 자금 확보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일 경우엔 만기 이후 주가 상승 가능성을 점쳐볼 수 있다"며 "다만 기관의 매수 여력이 어느 정도인지 알 수 없다는 점에서 불확실성은 여전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3.3원 내린 922.7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한경닷컴 강지연 기자 sere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