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중국이나 인도에 투자한 해외 펀드 투자자들은 국내 펀드 투자자보다 훨씬 짭짤한 재미를 봤다.

중국과 인도 증시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급등한 반면 국내 증시는 부진을 면치 못했기 때문이다.

해외 펀드 투자자들의 관심은 내년에도 중국과 인도가 유망지역일까 하는 점이다.

이에 대해 대우증권이 아시아 비중을 줄이고 미국과 유럽으로 분산할 필요가 있다는 분석을 내놔 주목된다.

대우증권은 1일 '2007년 글로벌 투자전략'을 통해 내년엔 세계 경제가 둔화되면서 상대적으로 신흥시장(이머징마켓)의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IMF전망치)은 올해 5.1%보다 낮은 4.9%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며,과거 경제성장이 둔화되는 시기엔 세계 증시의 변동성이 확대된 모습을 보였다는 설명이다.

또 최근 중국 및 일본 증시와 국내 증시 간 상관관계가 높아지고 있어 분산투자 효과도 낮아지고 있다면서 변동성이 적을 것으로 예상되는 북미와 유럽의 선진국에 투자하는 펀드 비중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북미와 유럽 선진시장은 안정성과 저평가 매력도 부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요섭 대우증권 연구위원은 "일본의 경우 변동성 대비 낮은 기대수익률이 예상되고 있어 분산 투자 이점이 줄어들고 있다"며 "인도도 인플레이션 위험과 지수 급등으로 주가 수준(밸류에이션)에 대한 부담이 높아질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남미와 유럽 이머징 국가 경기는 내년 상반기 바닥을 친 후 점진적으로 좋아질 것"이라며 "상반기 한 차례 조정을 보인 후 비중확대에 나서는 게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아시아 시장을 적극 공략 중인 미래에셋은 여전히 현지시장에 대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정호 미래에셋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중국은 물가가 안정된 가운데 내년 9.5~10%의 경제성장률(GPD)을 보일 정도로 유망한 시장"이라며 "아직까지 투자 위험 요인을 발견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또 "인도시장도 전체적으로는 밸류에이션이 부담스럽지만 규모의 경제와 경쟁력을 지닌 우량기업들을 중심으로 주가 재평가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내 자산운용사가 운용하는 주식형 해외투자펀드 잔액은 지난해 1월 1417억원에서 올 8월 2조8593억원으로 급증했다.

내년에는 국내 운용사의 해외투자펀드와 해외 운용사의 역외펀드를 합친 해외펀드 상품에 총 7조원의 신규 자금이 유입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서정환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