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원이 없는 곳에서도 휴대폰,PDA(개인휴대단말기) 등 모바일기기의 리튬이온 배터리 같은 2차전지를 충전할 수 있는 세계 최소형 휴대 연료전지가 국내에서 개발됐다.

삼성종합기술원(원장 임형규)은 삼성SDI와 공동으로 메탄올을 연료로 해 모바일기기의 배터리를 충전하는 휴대용 연료전지를 개발,200회 연속 충전 테스트에 성공해 상용화에 큰 진전을 이뤘다고 27일 밝혔다. 이 연료전지는 이르면 2008년께 시장에 선보일 수 있을 전망이다.

이번에 개발한 연료전지는 고정전원과 연결해 재충전을 하는 2차전지와 달리 연료전지 케이스에 포함된 메탄올 카트리지(10cc급)를 이용해 전기를 생성시키는 시스템이다.

메탄올 카트리지 1개로 4시간가량 쓸 수 있는 2차전지의 충전이 가능하며 카트리지를 교체하면 연속으로 모바일기기를 사용할 수 있다고 삼성측은 설명했다.

이 연료전지는 무엇보다 시스템의 부피(150cc)와 무게(180g)에서 세계 최소형을 실현해 갖고 다니기 편리하고 충전 시간도 일본 히타치와 도시바 등에서 선보인 시제품보다 5분의 1인 2시간으로 줄였다고 삼성측은 말했다. 또 충전 중에도 모바일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하이브리드 방식을 채택한 것이 특징이다.

삼성은 현재 편의점 등에서 리튬이온 배터리를 충전하는 데 드는 비용인 1000원대보다 훨씬 싼 값에 교체용 카트리지 구입이 가능할 전망이라 경쟁력도 갖추었다고 밝혔다. 특히 연료전지 수명은 기존 2차전지보다 2.5∼5배가량 길다는 설명이다.

삼성은 이 기술 개발을 위해 고유의 '나노재료 및 미세구조 기술'을 적용,별도의 고농도 메탄올 희석장치가 필요없는 완전 수동형 구동 방식을 구현해 내부 두께 5mm의 박형 시스템에서 전기화학 반응을 일으켜 이때 발생한 물을 안정적으로 순환시키는 데 성공했다.

종기원은 이번 연구 성과와 관련,20여건의 해외 특허를 출원한 것을 비롯해 120여건의 핵심 특허를 확보,일본 경쟁사들과의 특허 경쟁에서도 우위를 점했다고 말했다.

장혁 삼성종기원 연구위원은 "세계 연료전지 시장은 2015년께 현재보다 20배가량 증가한 2조4000억원으로 급성장할 전망"이라며 "이번 연료전지 개발로 외국 경쟁사들에 비해 확실한 기술 우위를 다지게 됐다"고 밝혔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