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3대 산업디자이너' 아릭 레비 "난 '테크노 詩人'"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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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기 좋은 것이 아름답다."
코오롱스포츠의 새로운 아웃도어복 디자인을 맡아 한국에 온 이스라엘 출신의 산업 디자이너 아릭 레비씨(Arik Levyㆍ43)는 "품질보다는 디자인으로 경쟁하는 시대가 오면서 이젠 상품 개발단계에서부터 엔지니어와 디자이너가 긴밀히 협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립 스탁,마크 뉴슨 등과 함께 세계 3대 산업디자이너로 꼽히는 그는 기술적 완성도를 바탕으로 사용하기 편리하면서도 미적으로 뛰어난 상품을 여럿 고안해 '테크노의 시인'이라는 별명을 얻은 바 있다.
세계적인 패션업체 베네통의 레이싱복 LG전자의 휴대폰 행남자기의 명품도자기 등도 그의 작품이다.
레비는 코오롱스포츠가 2007년 봄·여름 시즌에 맞춰 새롭게 내놓을 아웃도어복 '커넥션 라인'의 디자인 책임을 맡았다.
그 결과물인 시제품이 지난 19일 나오자 이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위해 서울을 찾은 것.
그는 커넥션 라인의 디자인 컨셉트가 '커팅 엣지(cutting edge)'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것을 넘어서는 최첨단,최선두라는 뜻입니다.
추상적인 구호 같지만 실제로는 새로 고안해 코오롱스포츠의 제품 생산에 처음으로 적용시킨 신공법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정행아 코오롱스포츠 디자인실장은 "외관은 평상복으로도 입을 수 있을 만큼 '모던'한 느낌이면서도,만드는 법에서는 최첨단 아웃도어복에 적용되는 '접착(welding) 공법'을 사용했다"며 "기존의 등산복을 뛰어 넘는 혁신적인 디자인이라는 의미와 재봉질을 하지 않아 모서리가 그대로 드러난다는 제품 특성을 '커팅 엣지'라는 한 마디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레비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디자인 경영에 대해 국내 기업들에 세 가지 점을 선결 과제로 제시했다.
제품과 관련된 의사결정에 디자이너를 반드시 참여시킬 것,엔지니어와 디자이너가 대립하지 않도록 조정할 것,최고경영자는 '껍질을 벗는' 기분으로 혁신적인 디자인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을 것 등이다.
비용을 생각하는 경영자와 생산 과정을 고려해야 하는 기술자들은 종종 디자이너를 '계륵(鷄肋)'처럼 여기기 쉽다는 게 레비의 생각이다.
그는 "엔지니어의 시각에서 디자이너는 제품의 껍질을 예쁘게 씌우기 위해서는 필요하지만 많은 경우에 공정을 복잡하게 만드는 존재로 인식되기 쉽다"며 "이런 고정관념을 깨지 않으면 경영진이 아무리 디자인 경영을 외쳐봐야 공염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비는 "실제로는 디자인이 제품 개발과정에서 문제 해결을 돕는 경우가 더 많다"며 그 예로 LG전자의 히트상품 초콜릿폰을 들었다.
"상품을 보다 슬림하고 사용이 편리하도록 만들기 위해 자나깨나 궁리하던 기술자들에게 결정적인 돌파구를 마련해준 것은 터치패드를 쓰자고 제안한 디자이너였습니다.사용이 편리한 상품을 만들려는 엔지니어와 아름답게 느끼도록 하려는 디자이너는 결국 '고객 만족'이라는 목표를 향해 함께 달려가야 할 동반자입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
코오롱스포츠의 새로운 아웃도어복 디자인을 맡아 한국에 온 이스라엘 출신의 산업 디자이너 아릭 레비씨(Arik Levyㆍ43)는 "품질보다는 디자인으로 경쟁하는 시대가 오면서 이젠 상품 개발단계에서부터 엔지니어와 디자이너가 긴밀히 협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필립 스탁,마크 뉴슨 등과 함께 세계 3대 산업디자이너로 꼽히는 그는 기술적 완성도를 바탕으로 사용하기 편리하면서도 미적으로 뛰어난 상품을 여럿 고안해 '테크노의 시인'이라는 별명을 얻은 바 있다.
세계적인 패션업체 베네통의 레이싱복 LG전자의 휴대폰 행남자기의 명품도자기 등도 그의 작품이다.
레비는 코오롱스포츠가 2007년 봄·여름 시즌에 맞춰 새롭게 내놓을 아웃도어복 '커넥션 라인'의 디자인 책임을 맡았다.
그 결과물인 시제품이 지난 19일 나오자 이를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위해 서울을 찾은 것.
그는 커넥션 라인의 디자인 컨셉트가 '커팅 엣지(cutting edge)'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것을 넘어서는 최첨단,최선두라는 뜻입니다.
추상적인 구호 같지만 실제로는 새로 고안해 코오롱스포츠의 제품 생산에 처음으로 적용시킨 신공법의 이름이기도 합니다."
이에 대해 정행아 코오롱스포츠 디자인실장은 "외관은 평상복으로도 입을 수 있을 만큼 '모던'한 느낌이면서도,만드는 법에서는 최첨단 아웃도어복에 적용되는 '접착(welding) 공법'을 사용했다"며 "기존의 등산복을 뛰어 넘는 혁신적인 디자인이라는 의미와 재봉질을 하지 않아 모서리가 그대로 드러난다는 제품 특성을 '커팅 엣지'라는 한 마디에 담았다"고 설명했다.
레비는 최근 화두가 되고 있는 디자인 경영에 대해 국내 기업들에 세 가지 점을 선결 과제로 제시했다.
제품과 관련된 의사결정에 디자이너를 반드시 참여시킬 것,엔지니어와 디자이너가 대립하지 않도록 조정할 것,최고경영자는 '껍질을 벗는' 기분으로 혁신적인 디자인을 받아들일 준비가 돼 있을 것 등이다.
비용을 생각하는 경영자와 생산 과정을 고려해야 하는 기술자들은 종종 디자이너를 '계륵(鷄肋)'처럼 여기기 쉽다는 게 레비의 생각이다.
그는 "엔지니어의 시각에서 디자이너는 제품의 껍질을 예쁘게 씌우기 위해서는 필요하지만 많은 경우에 공정을 복잡하게 만드는 존재로 인식되기 쉽다"며 "이런 고정관념을 깨지 않으면 경영진이 아무리 디자인 경영을 외쳐봐야 공염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레비는 "실제로는 디자인이 제품 개발과정에서 문제 해결을 돕는 경우가 더 많다"며 그 예로 LG전자의 히트상품 초콜릿폰을 들었다.
"상품을 보다 슬림하고 사용이 편리하도록 만들기 위해 자나깨나 궁리하던 기술자들에게 결정적인 돌파구를 마련해준 것은 터치패드를 쓰자고 제안한 디자이너였습니다.사용이 편리한 상품을 만들려는 엔지니어와 아름답게 느끼도록 하려는 디자이너는 결국 '고객 만족'이라는 목표를 향해 함께 달려가야 할 동반자입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