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펀드 관계자는 17일 "태광그룹이 주주명부 열람 등 주주로서의 당연한 권리 요구를 외면하고 있다"며 "요구 사항이 제대로 관철되지 않을 경우 임시 주총 소집에 나설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하성펀드가 임시 주총 소집을 언급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장하성펀드가 이처럼 강경 자세로 나오는 것은 태광그룹측이 장하성펀드의 요구 사안 수용을 사실상 거부하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장하성펀드측은 지난 4일 태광그룹 계열사인 대한화섬의 주주명부 열람을 요청했다. 그러나 태광그룹은 주주 증빙 서류를 요구하며 거절했다.
이에 장하성펀드측이 서류를 갖춰 다시 15일까지 재요구했지만 태광그룹측은 추가적인 검토 사항이 있다며 아직까지 답을 내놓지 않고 있다. 태광그룹측은 20일께 답한다는 방침이다.
장하성펀드가 임시 주총을 소집할 경우 이사·감사 해임 및 선임을 요구하고 나설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임시 주총 소집을 청구하려면 3% 이상 지분을 6개월 이상 보유해야 하기 때문에 11월 초가 돼야 가능해진다. 장하성펀드가 지분을 3% 이상 확보한 것은 지난 5월 초다.
장하성펀드측은 법적 소송 가능성도 제기했다. 한 관계자는 "주주명부 열람 수용을 계속 미룰 경우 법적 소송으로 해결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편 태광그룹 관계자는 "주주로서 당연한 요구에 대해서는 항상 수용한다는 입장"이라며 "장하성펀드와 대립각을 세울 이유가 없으므로 대화를 통해 타협점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경봉 기자 kg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