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영화] 사랑에 품격이 필요있나요 '연애, 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정통 멜로영화의 주인공들은 멋지다.
예의 바르고 품위가 있으며,사려심 깊고 헌신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런 캐릭터는 너무 이상적이거나 비현실적이라는 혐의를 벗어날 수 없다.
실생활에서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해곤 감독의 '연애,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은 이런 인식의 바탕에서 탄생한 멜로영화다.
주인공들은 애인에게 달콤한 사랑의 밀어 대신 '○○놈' '○○년' 등 육두문자를 남발한다.
그들은 서로에게 불같이 화를 내고 주먹질을 해대다가 다시 한 침대 위에서 뒹군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실감나는 캐릭터들이 사랑의 이면을 재치있게 들춰낸다.
주인공은 어머니가 운영하는 갈비집에서 일을 거드는 척 하지만 사실 놀고 먹는 백수 영운(김승우)과 술집 작부 연아(장진영)다.
영운이 다른 여자와 결혼하면서 연아와의 갈등이 깊어진다.
연아는 영운을 쿨하게 보내주려고 다짐하건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신부와 연아를 대하는 영운의 태도 차이에 주제가 담겨 있다.
신부에게는 점잖은 언사를 구사하지만 정작 열정이 없다.
이에 비해 그가 막말로 대하는 연아는 영운의 영혼을 지배한다.
영화는 사랑을 이루는 것과 품위를 지키는 게 양립하기 어렵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한 사랑은 준비되지 않은 감정이며 대책없는 행위라는 사실도 일깨운다.
연인들의 엇갈린 태도를 연결한 편집양식도 사랑의 또 다른 속성을 재치있게 표현했다.
영운의 결혼소식을 접한 연아가 "이 ○○ 어딨어"라고 화내는 장면 뒤에는 예비신부와 웃음을 나누고 있는 영운이 클로즈업된다.
영운이 번쩍 들어올린 신부가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장면 뒤에는 연아의 풀죽은 모습이 대비된다.
이처럼 엇갈린 심리 궤적도 사랑의 한 모습이란 의미다.
연아와 영운은 도덕성 붕괴에 직면한 우리 시대의 초상이라 할 수 있다.
백수 영운과 술집 작부 연아는 노동의 가치를 외면하고 가장 쉽게 살아가는 방식을 택했다.
그들은 흥행멜로 '결혼은 미친 짓이다'와 '너는 내 운명'의 중간쯤에 있는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들이다.
애인을 다른 남자와 결혼하게 하고 두 집 살림을 '쿨'(?)하게 지속하는 '결혼은 미친 짓이다'의 주인공들은 시대정서에 다소 앞서간 인물들이었다.
반면 모든 장애를 딛고 창녀와 결혼의 환상을 실현하려 했던 '너는 내 운명'의 농촌총각은 사랑의 퇴행적인 속성을 대변했다.
7일 개봉,18세 이상.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예의 바르고 품위가 있으며,사려심 깊고 헌신적이기까지 하다.
그러나 이런 캐릭터는 너무 이상적이거나 비현실적이라는 혐의를 벗어날 수 없다.
실생활에서는 찾아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김해곤 감독의 '연애,그 참을 수 없는 가벼움'은 이런 인식의 바탕에서 탄생한 멜로영화다.
주인공들은 애인에게 달콤한 사랑의 밀어 대신 '○○놈' '○○년' 등 육두문자를 남발한다.
그들은 서로에게 불같이 화를 내고 주먹질을 해대다가 다시 한 침대 위에서 뒹군다.
우리 주변에서 흔히 마주칠 수 있는 실감나는 캐릭터들이 사랑의 이면을 재치있게 들춰낸다.
주인공은 어머니가 운영하는 갈비집에서 일을 거드는 척 하지만 사실 놀고 먹는 백수 영운(김승우)과 술집 작부 연아(장진영)다.
영운이 다른 여자와 결혼하면서 연아와의 갈등이 깊어진다.
연아는 영운을 쿨하게 보내주려고 다짐하건만 뜻대로 되지 않는다.
신부와 연아를 대하는 영운의 태도 차이에 주제가 담겨 있다.
신부에게는 점잖은 언사를 구사하지만 정작 열정이 없다.
이에 비해 그가 막말로 대하는 연아는 영운의 영혼을 지배한다.
영화는 사랑을 이루는 것과 품위를 지키는 게 양립하기 어렵다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또한 사랑은 준비되지 않은 감정이며 대책없는 행위라는 사실도 일깨운다.
연인들의 엇갈린 태도를 연결한 편집양식도 사랑의 또 다른 속성을 재치있게 표현했다.
영운의 결혼소식을 접한 연아가 "이 ○○ 어딨어"라고 화내는 장면 뒤에는 예비신부와 웃음을 나누고 있는 영운이 클로즈업된다.
영운이 번쩍 들어올린 신부가 행복한 미소를 짓고 있는 장면 뒤에는 연아의 풀죽은 모습이 대비된다.
이처럼 엇갈린 심리 궤적도 사랑의 한 모습이란 의미다.
연아와 영운은 도덕성 붕괴에 직면한 우리 시대의 초상이라 할 수 있다.
백수 영운과 술집 작부 연아는 노동의 가치를 외면하고 가장 쉽게 살아가는 방식을 택했다.
그들은 흥행멜로 '결혼은 미친 짓이다'와 '너는 내 운명'의 중간쯤에 있는 가장 현실적인 캐릭터들이다.
애인을 다른 남자와 결혼하게 하고 두 집 살림을 '쿨'(?)하게 지속하는 '결혼은 미친 짓이다'의 주인공들은 시대정서에 다소 앞서간 인물들이었다.
반면 모든 장애를 딛고 창녀와 결혼의 환상을 실현하려 했던 '너는 내 운명'의 농촌총각은 사랑의 퇴행적인 속성을 대변했다.
7일 개봉,18세 이상.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