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 인공위성의 수명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고성능 액체 추진기가 국산화됐다. 이 추진기는 내년에 국내에서 발사하는 과학위성에 탑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를 모은다.

권세진 한국과학기술원(KAIST) 항공우주공학과 교수팀은 스페이스솔루션(대표 이재헌)과 공동으로 소형 인공위성의 자세와 궤도 제어용 액체 추진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24일 밝혔다. 추진력과 제어력이 뛰어난 액체 추진기를 소형 인공위성용으로 개발한 것은 이번이 세계 최초라고 권 교수팀은 말했다.

현재 아리랑 2호 등 중대형 인공위성에는 액체 추진기를 사용하고 있으나 소형 위성에는 설비와 독성 문제로 인해 적용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별 1호를 제작하는 등 소형 위성에 관한 한 세계 최고 기술 수준을 확보한 영국의 서리대학도 냉가스 추진기를 쓰고 있다.

권세진 교수는 "독성이 전혀 없는 액체 상태의 과산화수소를 추진기 촉매층에서 수증기와 산소로 분해해 다량의 열을 방출시키고 이 열에너지를 가스의 운동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장치를 고안했다"고 설명했다.

이 추진 시스템은 1뉴톤(1kg의 물체를 1초에 1m 옮기는 힘의 단위) 미만의 추진력으로 수십 kg급 인공위성의 운동을 제어할 수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이 액체 추진 시스템에 대한 성능시험 결과 영국 서리대 냉가스 추진기보다 4배 높은 추진 성능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고 권 교수는 설명했다.

그는 "이 시스템 개발로 과학위성급 소형 인공위성의 수명 주기 연장과 임무 한계의 확장에 획기적인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내년 전남 고흥 외나로도 발사장에서 국산 발사체에 실어 쏘아올릴 과학위성에 이 추진체를 쓸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스페이스솔루션은 2002년 대덕에 설립된 벤처기업으로 벨로우즈 등 유체 제어기계 부품을 개발,생산하고 있다.

오춘호 기자 ohch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