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기간이 1년 이상 걸리는 온라인게임과 비교하면 한두 달은 너무 짧은 기간이다.
하지만 바다이야기 같은 아케이드게임은 1~2개월이면 충분하다는 것이 게임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심지어 2주 안에 만들 수 있는 아케이드게임은 수두룩하다.
PC게임이 6개월 이상,모바일게임이 2~3개월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그야말로 번갯불에 콩 구워 먹을 수 있는 짧은 개발기간이다.
게임업계에선 아케이드게임 개발은 '개발'이라고 부르지도 않는다.
개발과정이 온라인게임이나 비디오게임 PC게임 등 전형적인 게임에 비해 너무 단순하고 쉽기 때문이다.
특히 온라인게임 같은 복잡한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기술이 뛰어난 한국에서는 "아케이드게임 개발은 눈 감고도 이뤄진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국내에서 가장 인기를 끌고 있는 스포츠게임류의 캐주얼게임이나 여럿이 접속해 괴물을 퇴치하는 게임(MMORPG),총을 쏴서 적을 죽이는 게임(FPS) 등은 모두 온라인게임이다.
이런 게임들은 아무리 짧아도 개발하는 데 1년 이상 걸리는 게 보통이다.
MMORPG는 2∼3년이 걸리는 경우도 흔하다.
MMORPG의 대표작인 엔씨소프트의 '리니지'나 웹젠의 '뮤'도 개발 기간에 2년이 걸렸고 NHN이 지난해 내놓은 야심작 '아크로드'는 무려 3년을 투자했다.
IMC게임즈의 '그라나도에스파다'나 웹젠의 '썬'은 개발에만 4년 가까운 시간이 걸렸다.
온라인게임은 비디오게임이나 PC패키지 게임과 원칙적으로 비슷한 과정을 거치지만 온라인으로 서비스를 하면서 사용자들의 요구사항이 계속 반영(업그레이드)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완성되기까지 더 많은 시간이 걸린다.
게임 개발 과정은 이번에 문제가 됐던 바다이야기와 같은 도박성 아케이드 게임을 제외하곤 다 비슷하다.
처음에 제안서가 작성된다.
경영진의 허락이 나오면 구체적으로 시나리오 작가가 영입돼 시나리오 작업을 한다.
이후 개발을 위한 팀이 만들어지고 기술 개발자를 영입하고 디자인이 확정된다.
여기까지 보통 3∼4개월이 걸린다.
가장 시간이 많이 걸리는 것은 엔진 개발 부분이다.
게임이 작동하는 데 핵심인 게임 엔진 개발에는 최소 6개월에서 1년까지도 소요된다.
물론 다른 회사의 게임 엔진을 갖다 쓰면 이 기간이 필요없다.
이후 그래픽과 캐릭터 등이 만들어지고 바로 사내 테스트에 돌입한다.
MMORPG는 이 정도 과정에만 이미 1년반이 훌쩍 지나가게 마련이다.
사내 테스트를 통과하면 관리자급을 충원해 소수 게이머들을 대상으로 비공개 시범서비스를 한다.
이후 단점이 보완되면 공개서비스를 하고 유료화 모델을 만들어 상용화 서비스를 시작하는 것이다.
하지만 아케이드 게임은 하드웨어(아케이드 게임 기기)를 기본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온라인게임이나 비디오게임과 같은 거창한 소프트웨어 검증 작업이 필요없다.
1∼2개월이면 금방 만들어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하드웨어만 마련돼 있으면 바다이야기와 같은 게임기기 만들기는 쉽다.
그림판이 돌아가는 단순한 프로그램은 2주 안에 만들 수 있다.
이 프로그램을 게임 엔진과 연결시켜 그림이 일치하는 확률만 조정해주고 이를 하드웨어에 부착하면 작업은 끝난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아케이드 게임 업계에서 온라인게임 개발 일을 하던 사람을 영입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며 "이런 사람들 한두 명을 영입하면 1개월도 안 돼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기존 하드웨어에 장착만 하면 게임 개발이 끝난다"고 전했다.
임원기 기자 wonk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