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이버샷을 할 때 티(tee) 높이는 어느 정도가 적당할까.

그동안 많은 교습가들이 볼의 절반 정도가 헤드 위로 올라오는 것이 적당하다고 말했다.

그런데 최근엔 볼 전체가 헤드 위로 드러날 만큼 티를 높게 꼽는 것이 장타를 내고 정확성까지 높여준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주장은 미국 골프매거진이 27명의 골퍼들을 대상으로 실험한 결과에서도 드러난 것이다.

○실험 방법

27명은 나이가 25∼71세,핸디캡은 0∼29로 다양했다.

티높이는 세 부류로 나눴다.

'로티'는 볼 전체가 헤드 아래에 올 정도로 낮게 꽂았고,'미드티'는 볼의 절반이 헤드 위로 드러나도록 했다.

'하이티'는 볼 아랫부분이 헤드 위에 올 정도로 높았다.

실험은 핸디캡별(0∼9,10∼19,20∼29)로 나눠 진행했으며 각 골퍼들은 동일한 티높이의 샷을 10회씩 했다.

거리는 '캐리'(떠간 거리)로 측정됐다.

낙하지점은 '페어웨이'(폭 33야드),'얕은 러프'(폭 17야드),'러프 밖'으로 구분해 정확성을 따졌다.

○실험 결과

로핸디캐퍼(핸디캡 0∼9)의 경우 로티가 211.64야드,미드티가 219.62야드,하이티가 222.92야드 나갔다.

평균치는 218.06야드였지만 하이티를 쓸 경우 로티를 사용할 때보다 거리가 11.3야드 더 나갔다.

하이티와 미드티의 거리차이는 3야드 정도로 미미한 편.미드핸디캐퍼(10∼19)의 경우 하이티를 쓰면 로티를 사용할 때보다 8.4야드,미드티를 쓸 때보다 2야드 정도 더 나갔다.

하이핸디캐퍼(20 이상)들은 거리차이가 더 확연했다.

하이티를 쓰면 평균 178.24야드 나갔지만,로티를 사용하면 160.85야드에 그쳤다.

18야드나 차이가 난 것.기량이 떨어지는 골퍼일수록 거리를 더 내려면 하이티를 써야 한다는 결론이다.

하이티를 사용해 거리가 더 나가면 정확성은 떨어질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는 기우였다.

친 볼이 페어웨이에 떨어질 확률은 하이티가 61.5%로 가장 높았고,로티(58.5%) 미드티(54.1%) 순이었다.

○하이티가 왜 좋은가

하이티를 쓰면 클럽헤드가 궤도의 최저점을 지나 올라가는 단계에서 임팩트가 될 가능성이 높다.

그러면 '발사각도'(launch angle)는 더 커지는 대신 스핀은 덜 걸리게 돼 장타로 연결된다는 논리다.

주의할 것은 단순히 티의 길이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티를 꽂은 뒤 지상으로 드러난 티 길이를 기준으로 하이티 미드티 로티를 판단해야 한다는 점이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