옥시에 따르면 그동안 총 2억개가 팔려나갔다고 한다.
이를 '하마'가 먹은 물의 양으로 환산하면 100억ℓ에 달한다.
1만6000ℓ들이 대형 유조차 약 6300대 분에 해당하는 분량이다.
'물먹는 하마'는 출시 이래 습기제거제 시장에서 한번도 시장점유율 1위 자리를 빼앗기지 않은 생활용품업계의 대표적인 히트상품이다.
물먹는 물보,물먹는 물소,물먹는 공룡,물먹는 코끼리,물먹는 해마 등 '물먹는 동물'류의 유사 상표만도 10개가 넘을 정도다.
1984년 여름 동양화학(옥시의 모기업) 개발팀은 습기를 퇴치하기 위한 연구에 착수한다.
당시에도 '실리카겔' 등 작은 알갱이형의 흡습제는 나와 있었지만 이는 조미김 등 작은 식품류 봉지 안에 넣는 것이라 옷장 속 습기에 맞서기엔 너무 약했다.
이에 개발팀은 자기 무게보다 2배 이상의 습기를 빨아들이는 성질을 가진 염화칼슘에 주목하게 된다.
하지만 소비자들에게 옷장의 습기제거제를 매일 갈아 넣으라고 요구할 수는 없는 일.빨아들인 습기가 용기 안에 모이도록 해야 한다는 또 다른 과제가 연구팀에 주어졌다.
수많은 테스트를 거친 끝에 찾아낸 것이 고어텍스류의 특수 섬유.등산복용으로 많이 쓰이는 고어텍스가 등산객의 땀으로 인한 습기는 밖으로 배출시키지만,빗물 등 외부의 물은 차단하는 특성을 가진 데 착안한 것.'물먹는 하마'는 이와 반대로 습기는 빨아들이고 물은 내보내지 않도록 설계됐다.
2년간의 연구 끝에 습기제거제 상품화에 성공한 동양화학은 그룹 전 직원 공모를 통해 신제품 이름 짓기에 나섰다.
사내 공모에서 처음 채택된 안은 '내 친구 하마'였다고.최종 결정 단계에서 '흡습'이라는 기능을 설명해주는 '물먹는'을 덧붙여 제품명이 정해졌다.
신혜원 '물먹는 하마' 브랜드 매니저는 "브랜드를 통해 소비자에게 제품 기능에 대한 정보를 압축적으로 전달함과 동시에 '하마 캐릭터'를 활용해 친근감도 심어줄 수 있어 생활용품 분야에서 가장 성공적인 네이밍 사례"라고 말했다.
차기현 기자 khc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