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과 유럽 등 선진시장에선 투자자들이 상장지수펀드(ETF)를 투자목적에 맞게 다용도로 활용하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다양한 ETF 상품으로 자산 포트폴리오를 짜기도 하고,기관투자가들은 선물처럼 ETF를 헤지(위험회피)나 차익거래 목적에 이용한다.

국내에서도 27일 섹터ETF가 출시되면 보다 다양한 투자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 주식형펀드와 ETF 분할투자 인기

세계 최대 ETF 운용사인 BGI(바클레이즈 글로벌인베스터스)의 크리스 서튼 유럽 및 아시아(일본 제외) ETF 부문 대표는 "유럽에선 프라이빗뱅커(PB)들이 고객에게 공격적인 주식형펀드와 ETF를 섞어서 포트폴리오를 짜주는 서비스가 인기"라고 말했다.

주식형펀드와 '튀는' 수익률을 기대하긴 어려워도 위험성이 낮고 안정적인 ETF를 동시에 투자하는 '균형' 전략이 고객에게 설득력을 갖는다는 것이다. 서튼 대표는 "지수를 따라가는 ETF는 시장 전체의 흐름만 내다볼 수 있으면 투자가 가능하다"며 "자동적인 분산투자 효과로 위험을 줄일 수 있어 원자재 등 새로운 형태의 자산이나 이머징마켓에 첫 투자하는 경우에도 유용한 상품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소개했다.

ETF시장의 개인투자자 비중이 높은 미국에선 증권사나 자산관리사(FP)들이 ETF를 활용해 투자자에게 포트폴리오를 구성해주는 서비스가 일반화돼 있다. 또 개인투자자들은 매월 일정 금액을 적립식펀드에 넣듯이 ETF에 투자하기도 한다.

기관투자가들의 경우 시장 전체 지수를 추종하는 ETF를 '핵심' 자산으로 하고 섹터ETF나 다양한 스타일의 펀드를 편입해 '주변' 자산으로 운용하는 '핵심-주변부(Core-Satellite)'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또 보유주식들에 대한 헤지나 차익거래를 위해 ETF를 활용하는 사례도 늘어나는 추세다.

◆ 섹터ETF 상장 업종별 투자 가능

오는 27일 국내에도 7개의 섹터ETF가 상장된다. 삼성투신운용은 자동차 반도체 은행 등 3개,우리크레디트스위스자산운용은 은행 정보기술(IT) 등을 각각 상장한다. 헬스케어(제약) 지수를 추종하는 ETF도 준비 중이다. 예를 들어 은행섹터 ETF를 매입한다면 국민은행 신한지주 대구은행 등 지수에 편입된 10개 종목에 분산투자하는 것과 같은 효과를 거둘 수 있다.

또 특정 업종의 업황이 나빠질 것으로 예상한다면 섹터ETF를 증권사로부터 빌려서 판 뒤 나중에 싼값에 되사서 갚아 수익을 낼 수도 있다.

옥진호 증권선물거래소 상품개발팀장은 "섹터ETF는 어느 정도 변동성을 갖추고 있으면서도 개별 주식보다 투자 위험이 낮아 매력적인 상품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프랑크푸르트·런던=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