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팀이 음식을 먹을 때 침이 나오는 원리를 밝혀냈다.

김희진 연세대 치대 교수팀(구강생물학-조직해부)은 얼굴 볼의 귀밑샘관(침샘관) 끝부분에 있는 '근육섬유'가 음식물을 씹을 때 볼근(Buccinator muscle)을 이완 또는 수축시킴으로써 침의 분비를 조절한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3일 밝혔다. 연구 결과는 세계적 해부학 학술지인 '해부학 저널' 최근호에 실렸다.

연구팀에 따르면 사람은 혀밑샘,귀밑샘,턱밑샘 등 3개의 큰 침샘에서 아밀라아제와 같은 소화효소를 가진 침을 분비한다. 이 침은 음식물을 부드럽게 만들어 치아가 잘 씹을 수 있도록 하는 1차 소화기능을 맡는다는 것.

지금까지 이러한 침 분비는 구강 내 음식물의 자극과 맛,냄새에 의해 자율신경이 반응해 침샘관을 통해 입 안으로 저절로 흘러 들어가는 것으로 알려져 왔다.

그러나 김 교수팀은 해부학적 연구를 통해 세개의 침샘 중 가장 크고 음식을 씹을 때 침이 대량으로 나오는 귀밑샘관 부위에서 볼근에서부터 귀밑샘관 끝의 바깥층까지 연결된 '근육섬유'가 있다는 사실을 새로 찾아냈다.

이 섬유가 음식물을 씹을 때 수축과 이완을 반복하는 볼근의 작용에 따라 침을 모으고 능동적으로 분비하는 조절기능을 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와 함께 침이 잠시 저장되는 '팽대'부위와 침의 역류를 막는 판막구조도 밝혀냈다.

김 교수는 "사람의 귀밑샘관 끝부분에 존재하는 근육섬유의 존재를 세계 처음으로 규명,음식을 먹을 때 입 안에서 침이 능동적으로 분비되는 이유를 설명하는 근거를 마련한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김후진 기자 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