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환율 하락(원고)과 유가 상승으로 은행들이 기업대출에 대한 심사를 강화하고 나섰다.

이는 금리 상승 추세와 맞물려 금융회사를 통한 중소기업들의 자금 조달에 적신호를 켜고 있다.

1일 금융계에 따르면 시중 은행들은 유가 급등 및 환율 하락 등으로 기업의 채산성 악화가 예상됨에 따라 각 영업점 및 심사부서에 유의사항을 통지하고 대출 결정 및 사후관리에 만전을 기할 것을 지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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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심사를 강화한 업종은 유가 상승으로 제조 원가가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석유화학,고무·플라스틱,시멘트,비금속,목재·종이,운송,석유정제 등이다.

환율 관련 업종으로는 전기·전자,섬유,일반기계 분야의 수출기업들이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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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의 여신 관계자는 "석유화학,고무·플라스틱 등은 유가 상승으로 인한 수요 감소로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며,가격경쟁력이 취약한 섬유 컴퓨터 등은 환율 하락에 따른 수출 감소가 큰 데다 수출가격 인상에도 한계가 있어 채산성 악화가 우려된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은행들이 내부유보금이 남아돌아 대출이 필요 없는 우량중소기업에 대해선 치열한 대출경쟁을 벌이는 반면 환율 하락과 유가 상승으로 악영향을 받는 중소기업들에는 돈줄을 죄고 있어 기업대출 시장에도 '양극화 현상'이 심화하는 양상이다.

중소기업연구원 관계자는 "은행들의 여신심사 강화로 기업대출이 위축되면 경기 회복에도 큰 걸림돌이 될 것"이라며 "환율 하락과 유가 상승으로 일시적 어려움을 겪는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 보증을 확대하는 등 정부 차원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병연 기자 yoob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