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금의 유가 급등 사태를 단지 수요와 공급 관점에서만 접근해서는 안됩니다. 에너지를 매개로 한 미국 중국 등 '슈퍼파워' 간 경쟁이 갈수록 치열해지는 등 세계석유시장의 패러다임이 빠르게 재편되고 있습니다. 이제 에너지 안보가 대외 정책의 최우선 순위가 돼야 합니다."

현역 육군 중령(육사 37기)으로 최근 세계석유시장과 유가 움직임을 심도있게 분석한 '오일 100달러 시대는 오는가'(김&정 출판)를 펴낸 김재두 한국국방연구원(KIDA) 출판실장(48)은 "책 제목처럼 비록 단기간이지만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실장은 이라크전쟁 발발 10개월 전인 2002년 5월 한 보고서에서 개전의 필연성을 예고하면서 이 전쟁은 미국이 주장하는 것처럼 대 테러전의 성격이 아니라 세계 에너지시장 질서 재편을 위한 서곡임을 예견한 바 있다.

그는 이 같은 국제적 상황을 감안하면 우리나라도 20년 후 지구촌 에너지 지도를 다시 그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실장은 "최근 참여정부 들어 알제리 나이지리아 등 아프리카 국가를 대상으로 에너지 외교를 강화하고 있는데 이는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말했다.

국방연구원이 에너지문제에 이처럼 관심을 갖는 것은 왜일까.

그것은 에너지가 곧 국가 안보와 직결된다는 절박감 때문이라는 게 김 실장의 설명이다.

육사 졸업 후 한국외국어대에서 정치학 석·박사 학위를 받은 김 실장은 산업자원부 국제유가전문가협의회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김수찬 기자 ksc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