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의 마지막 황세손 이구씨의 아내 줄리아 여사의 파란만장한 삶을 그린 '줄리아 프로젝트'(가제)가 한·미 합작 영화로 만들어져 전 세계에 배급된다.

한국의 창의성과 할리우드의 제작 배급시스템이 결합한 이 작품은 한국영화의 세계화를 앞당기는 새 모델로 주목받고 있다.

영화제작사 LJ필름(대표 이승재)은 '와호장룡'을 만든 포커스피처스(대표 제임스 새머스)와 '줄리아 프로젝트'를 공동 투자 및 제작키로 계약했다고 10일 밝혔다. 양사는 250억원의 제작비를 절반씩 부담하고 흥행수익도 반분하게 된다.

LJ필름이 기획한 이 작품은 할리우드 감독과 배우가 연출과 주역을 맡고 대사를 영어로 사용하는 등 사실상 미국영화로 할리우드의 배급망을 통해 전 세계에서 대규모로 배급될 예정이다. 그동안 미국자본이 일부 투입된 합작영화 '무영검' 등은 한국어를 사용하는 한국영화였기 때문에 세계시장에 대규모 배급이 불가능했다.

메이저배급사 유니버설의 자회사인 포커스피처스의 제임스 새머스 대표는 리안 감독과 함께 '와호장룡''브로크백 마운틴''결혼피로연''센스 앤 센서빌리티' 등을 제작한 미국의 일급프로듀서. LJ필름의 이승재 대표가 제작한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감독 김기덕)이 한국영화 중 미국 내 최대 흥행기록을 수립하면서 이 대표와 손잡게 됐다. 포커스피처스는 예산 규모 2000만달러 안팎의 저예산영화를 주로 만들지만 완성도가 높아 편당 미국 내 흥행수입이 평균 5000만달러에 달한다.

'줄리아 프로젝트'는 영친왕(고종의 아들)의 아들 이구씨와 그의 미국인 부인 줄리아 멀록의 실화에 바탕을 둔 서사드라마로 올해 말 한국과 미국에서 촬영에 들어가 내년 중 전 세계에서 개봉된다.

포커스피처스와 함께 LJ필름 미국 현지법인이 공동 제작사로,이 대표와 김소희 LJ필름 이사가 공동 프로듀서로 각각 참여한다.

제임스 새머스 대표는 "두 명의 특별한 실존인물에 바탕한 실화라는 점이 매력적"이라며"이 영화를 한국과 공동제작해 전 세계에 배급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