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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설의 '경영 업그레이드'] 단순한 것의 힘

"고장났다고 반품된 제품 가운데 절반은 사실상 결함이 없었다. 다만 기능이 너무 복잡해 소비자들이 쓰는 방법을 몰랐을 뿐이다." 최근 외신을 타고 전해진 네델란드 아인트호벤 공과대팀의 연구 조사 결과는 한마디로 이랬다. 이 연구팀은 미국 일반 소비자의 경우 제품 작동 시도부터 포기까지 평균 20분의 시간이 걸린다는 구체적인 사례까지 들면서 이같은 일이 벌어지는 것은 제품 기획 초기에 ‘제품의 정의’부터 잘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결론지었다. 사용법이 어려워서 반품되는 상품이 절반이 넘는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보면 엄청난 충격이다. 그런데도 이 뉴스에 반향이 적은 것은 기업 신제품 개발 담당들이 이 사실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경우 신상품 담당자들은 소비자들이 반응을 보이지 않으면 “아직 학습이 되지 않았다”는 식으로 위안하고 만다. 망하는 기업의 초기 패턴은 바로 시장의 이런 반응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다는 공통점이 있다. 소비자들이 원하지 않은 제품이나 서비스가 히트를 치는 일은 절대 없다. 실제 이런 사례는 비즈니스 역사를 장식하는 실패사에 수두룩하다. 하나만 예로 들면 세계 전기밥솥업체들이 각종 기능 추가 경쟁을 벌인 결과 한 때 버튼이 23개까지 달린 적도 있었다. 경쟁업체에서 뜸들이기 기능을 내놓으면 우리는 알람버튼을 추가하고 하는 식이었다. 품질이 좋았지만 팔리질 않았다. 왜? 주부들이 밥을 어떻게 해야 하는지 도대체 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결국 시장의 승리자는 일본의 도시바였다. 도시바는 버튼을 3개로 줄여버렸다. 가격은 당연히 다운돼 3분의 1 값으로 팔 수 있었다. 소비자의 선택은 당연히 ‘밥되는 밥통’이었다. 소비자들은 쓰지도 않는 수많은 기능 때문에 비싼 값에 가전제품을 쓰고 있는게 현실이다. 한번도 사용하지 않는 카메라 기능이 들어간 휴대폰을 들고 다니는 이들이 얼마나 많은가. 실제 소비자들의 사용편의성과는 거리가 먼 제품들이 나오는 것은 오랜 관행 때문이다. 고객이 원하는 것을 만든다고 하면서도 사실은 경쟁업체의 움직임에 더 민감하게 반응한 결과라는 얘기다. '레드오션'적 사고 방식을 벗어나지 못한 탓이라고 보면 된다. 소비자들이 돈을내고 사려는 것이 가치(value)임을 생각할 때 신상품 개발자가 관심가져야 할 것은 바로 소비자들의 마음 속이다. 업체들끼리의 경쟁에 관심이 있는 소비자는 극소수에 불과하다. 보통의 경우는 자신이 필요한 것이 있으면 그리고 그 가치가 괜찮다고 느껴지면 살 뿐이다. 세계 인터넷 업계의 스타기업으로 떠오르고 있는 구글의 성공 비결도 사실은 단순한 것과 연계돼있다. 그들은 '검색'외에는 모든 것을 없앴다. 다른 업체들이 백화점식 서비스를 경쟁적으로 추가할 때 구글은 이 분야에만 집중했다. 배너광고,링크 같은 것은 과감하게 줄였다. 이렇게 얻은 평균 0.5초의 검색속도가 소비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것이다. 정보통신업계의 구루(guru)로 꼽히는 니콜라스 네그로폰테 미국 MIT미디어랩 이사장이 한 말을 음미해보자. "미래 디지털산업의 성패를 가르는 것은 '단순성(simplicity)'이 될 것이다.지금의 휴대전화와 PC는 너무나 많은 기능이 추가되고 사용하기 복잡해져 '폭발(explode)'하기 일보 직전의 상태다.앞으로는 얼마나 다양한 일을 할 수 있는가보다는 얼마나 간편하게 쓸 수 있느냐가 관건이 될 것이며 이는'단순함'과 '상식'으로 귀결된다." 복잡해지는 세상에서 단순성의 가치가 높아지는 시대가 비즈니스 세계에서도 현실로 다가온 것이다. 한경 가치혁신연구소장 yskw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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