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중앙은행(일본은행)이 5년간 지속해온 통화완화정책 (Super esay monetary policy)의 공식 중단 여부를 결정할 정책위원회 회의가 8-9일 열려 세계금융시장을 긴장시키고 있다.통화완화정책은 일본은행이 2001년 경기를 살리기위해 시중은행에 필요한 돈을 원하는 만큼 빌려주고 정책금리인 콜금리(공정할인율)를 사실상 제로(0%) 수준인 연0.1%로 낮춘 것. 고이즈미 준이치로 총리는 디플레 탈출을 확신하기 어렵다며 통화완화정책 중단에 신중해줄 것을 일본은행에 당부했지만 시장은 정책변경에 따른 충격이 어떻게 나타날지 주목하고 있다. ◆금리인상은 당분간 억제 고이즈미 총리의 당부에도 불구하고 시장에선 통화완화정책의 중단 선언이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서 갖다쓰고 있는 당좌잔고는 30조엔 정도. 통화정책이 바뀌면 10조엔 정도로 줄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그러나 시중은행이 결제용으로 필요한 6조엔보다는 많은 수준이어서 시장에 주는 충격은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통화완화정책이 중단되더라도 금리인상으로 이어지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는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니혼게이자이신문도 통화량과 금리 수준이 동시에 바뀜으로써 경제가 받을 충격이 적지 않은 만큼 공정할인율은 0.1% 로 유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OECD (경제협력개발기구)도 일본에 제로금리 정책 유지를 권고하고 나섰다. 장 필립 코티스 OECD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일본은행이 단기금리를 올리기 전에 좀 더 시간을 갖고 기다려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긴장하는 국제금융시장 7일 도쿄증시의 니케이 225지수가 1% 가까이 떨어졌다. 아시아 증시도 일제히 약세를 나타냈다.삼성전자의 실적부진 우려와 일본 소프트뱅크의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이 영향을 미쳤지만 통화정책변경에 따른 엔캐리(Yen-Carry) 자금의 철수 가능성도 한 요인으로 꼽혔다. 엔캐리는 일본의 싼 자금으로 다른 나라에 투자하는 것으로 일본금리가 올라가면 투자된 자금이 빠져나가게 된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일본밖에 투자된 엔캐리 자금은 8000억 달러 안팎으로 추산된다.국내 기업들도 엔화자금을 쓰고 있다. 일본 금리가 오름세로 돌아서면 국내에 들어와 있는 엔화자금이 빠져나가고 국내증시를 비롯한 경제 전반에 영향을 줄 가능성 있다. 메릴린치 증권은 이날 '신흥시장 증시 보고서에서 신흥시장 주가가 단기적으로 10% 정도 조정 받을 것이라고 분석하고 그 한 요인으로 엔캐리 자금의 철수를 들었다. 메릴린치는 단기조정에 대한 우려의 근거로 엔캐리 요인외에 △브라질등 일부 신흥증시의 높은 주가수준△미국의 경제성장률이 둔화될 수 있다는 우려감△국제상품시장 강세의 수혜국인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시 조정△위험성향을 가늠해볼수 있는 아시아 소형주의 약세등을 꼽았다. 국제외환시장은 아직 큰 변화가 없다.엔화가치가 지난 2일 엔캐리 자금 철수 우려로 달러당 115.91엔까지 올랐지만 이날 다시 117엔대로 떨어졌다. 미국 경기지표가 좋아 달러가 비싸진 때문이기도 하지만 엔캐리의 충격이 크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도 적지 않기 때문이다. 박성완 장규호 기자 psw@hankyung.com